LG 차우찬에게 필요했던 '지탱하는 힘'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차우찬에게 주어졌던 열흘의 시간, 결과도 결과지만 류중일 감독은 투구 모습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느꼈다.

한 차례 로테이션에서 빠져 휴식을 취했던 차우찬은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팀 간 8차전 홈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3-1 승리를 거두며 차우찬은 시즌 5승, 통산 110승을 거뒀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차우찬이 매달렸던 부분은 하체 운동이었다. 휴식 전 두 경기에서 6자책점으로 부진했던 그는 스스로 '하체가 무너져있다'고 판단했다. 차우찬을 보는 코칭스태프와도 일치하는 의견이었다. 차우찬은 피칭을 많이 하지 않는 대신 캐치볼과 쉐도우, 롱토스로 하체를 잡기 위한 교정에 힘썼다.

그리고 18일 한화전에서 복귀한 차우찬은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묶고 승리를 챙겼다. 차우찬의 투구를 지켜본 류중일 감독 역시 `안 좋았을 때의 차우찬은 팔로만 던지는 듯한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하체가 많이 낮아져 하체 힘으로 던지는 느낌이었다`며 `스피드의 큰 변화는 없지만 하체로 던지는 힘을 가지니까 릴리스 포인트도 앞으로 왔다`고 얘기했다.

류 감독에 따르면 차우찬의 릴리스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당겨졌다는 것은 트랙맨으로도 나타난 결과였다. 류중일 감독은 `그래서 변화구나 제구가 저번보다 많이 좋아지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 또 `1회가 참 중요한데, 점수를 줬다면 자신감이 떨어졌을텐데 무사히 1회를 잘 넘기면서 경기를 잘 끌고 갔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토종 에이스로서 LG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줘야 인물이다. 팀을 지탱하던 차우찬이 무너지자 팀 성적이 흔들리는 모습은 이번 기회로도 잘 보여졌고, 그래서 피칭의 토대를 찾은 차우찬의 부활투는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다만 한 번의 호투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차우찬은 다음 등판에서 유독 약했던 두산을 만난다. 올 시즌 두산전 3경기 성적은 평균자책점이 11.57. 차우찬은 `코치님 생각에서는 이미 (등판 순서의) 계산이 되어있었던 것 같다. 준비 잘 해야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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