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데뷔 후 가을야구와 지독한 악연…PS 진출하면 모든 것 쏟아낼 것"
가을야구 한 번도 못한 kt 박경수 "올해엔 꼭 꿈 이루고 싶어"
프로야구 kt wiz의 내야수 박경수(36)는 2003년에 데뷔한 베테랑 선수다.

그는 데뷔 첫해 LG 트윈스에서 84경기에 출전했고, 이후 군 복무로 빠진 2012년과 2013년을 제외하면 올해까지 16시즌을 쉬지 않고 뛰었다.

그는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 전까지 무려 1천648경기를 소화했다.

남부러운 것 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박경수에겐 특별한 꿈이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경수는 18년 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LG에서 뛴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소속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딱 두 번이었는데, 2013년엔 복무 중이라 함께하지 못했다.

2014년엔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015년 신생팀 kt로 이적한 뒤엔 팀 전력 문제로 가을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독한 악연이다.

12일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박경수는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오랫동안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이는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웃은 뒤 "만약 은퇴 전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된다면 우승한 것처럼 감격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소속 팀이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치고 있는데, 팀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만약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게 된다면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기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은퇴하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하면 어떨 것 같나'라는 짓궂은 질문엔 "야구는 선수로만 경험하는 게 아니다"라며 "지도자로 가을 무대를 밟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