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끝내기 적시타…효도한 것 같아"
"오랜 무명선수 생활…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 되고 싶어"
18연패 끝내기 안타 친 한화 노태형 "부모님 울먹이시더라"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패 갈림길에서 한화 이글스를 구해낸 노태형(25)은 "그동안 마음 아파하셨을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특별 서스펜디드 홈 경기 6-6으로 맞선 9회 말 2사 2, 3루 기회에서 투수 함덕주를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뜨려 팀의 18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화는 이 안타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했던 역대 최다 연패(18연패) 기록을 넘지 않았다.

서스펜디드와 두 번째 경기까지 모두 마친 뒤 마스크를 쓰고 취재진 앞에 선 노태형은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울먹이시더라"라며 "TV로 경기를 보셨다고 했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무명선수 생활을 해서 그런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며 "내 이름을 조금 알릴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고 밝혔다.

18연패 끝내기 안타 친 한화 노태형 "부모님 울먹이시더라"
다음은 노태형과 일문일답.
-- 타격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었나.

▲ 타구가 유격수 옆으로 갔다.

잡힐 것 같아서 전력 질주했는데 공이 빠지더라. 매우 기뻤다.

끝내기 안타를 친 건 아마추어 때를 포함해 처음이다.

-- 1군으로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 입단 후 초기엔 육성군과 2군에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23살 때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왔는데, 역시 생각처럼 안 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묵묵히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 현역 복무 기간을 어떻게 보냈나.

▲ 팀 동료 박한결과 동반 입대해 훈련소부터 제대할 때까지 함께 생활했다.

대대장님이 글러브와 배트 반입을 허락해주셔서 개인 정비 시간에 둘이 캐치볼 훈련 등을 했다.

재작년 강원도민체전에선 (복무지가 있는) 박한결과 홍성 대표로 출전해 주전 키스톤 콤비로 팀을 우승시켰다.

그때 사단장님이 특별 휴가를 주셨다.

18연패 끝내기 안타 친 한화 노태형 "부모님 울먹이시더라"
-- 비시즌 기간 주장 이용규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 교육리그 때 이용규 선배와 방을 함께 쓰며 많이 배웠다.

타격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올해 1월엔 개인 훈련을 함께했는데, 이용규 선배가 숙식을 해결해 주셨다.

참 고마웠다.

-- 올해 1군으로 올라오는 과정이 극적이었다.

▲ 이달 10일 서산 2군 구장에서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고 있는데 갑자기 교체 지시가 떨어졌고, 수석 코치님이 1군으로 가야 하니 짐을 싸라고 하셨다.

바로 (1군 경기가 열리는) 부산으로 이동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라왔다.

-- 앞으로 목표가 무엇인가.

▲ 이제 20대 중반이다.

이제는 2군보다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그동안 무명선수 생활이 길었는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