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이소영(왼쪽)이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5타를 줄인 ‘핫식스’ 이정은(오른쪽)과 4언더파를 친 장하나(가운데)가 이소영을 추격 중이다.  KLPGA 제공
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 1라운드에서 이소영(왼쪽)이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5타를 줄인 ‘핫식스’ 이정은(오른쪽)과 4언더파를 친 장하나(가운데)가 이소영을 추격 중이다. KLPGA 제공
이소영(23)을 앞세운 국내파 선수들이 2주 만에 벌어진 해외파와의 리턴 매치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8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50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E1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 리더보드 상단은 국내파 선수들 이름으로 채워졌다. 해외파 중에서는 10명 중 1명, 세계랭킹 10위 ‘핫식스’ 이정은(24)만 공동 2위로 체면치레를 했다.

노보기 7언더파 몰아친 이소영

국내파 선봉에는 이소영이 섰다. 첫날 보기 없이 버디를 7개 쓸어 담았다. 2위와 두 타 차를 유지하며 리더보드 맨 윗자리를 선점했다.

10번 홀(파4)부터 대회를 시작한 이소영은 초반 3개 홀에서 3연속 버디로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12번홀(파4)에선 페어웨이 벙커 샷을 그린에 올려 무려 16m의 긴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렸다. 14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은 이소영은 후반 1번홀(파4)에서 3.2m짜리 버디를 뽑아내더니, 5번홀(파3)에서는 아이언 티샷을 홀 2.5m 근처에 붙여 단독 선두 버디를 잡아냈다. 마지막 9번홀(파4)에서도 4.5m 버디를 추가했다. 이소영은 “첫 세 홀 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타 좋은 플레이가 나왔다”며 “남은 3일 동안 잘 준비해 톱10에 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KLPGA 챔피언십 이후 약 2주 만에 국내 그린 공략에 나선 해외파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JLPGA)에서 뛰고 있는 안선주(33)는 이븐파를 기록하며 공동 61위를 기록했고, 배선우(26)와 이보미(32)도 각각 2오버파(공동 90위), 3오버파(공동 106위)로 커트 탈락 위기에 몰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김효주(25) 역시 2오버파(공동 90위)를 치는 데 그쳤다. 이정은만이 5언더파 공동 2위로 체면치레를 했다. 이정은은 “원하는 샷이 완벽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쇼트게임이 받쳐줘서 만족할 만한 라운드를 돌았다”고 했다. 장하나(28), 임희정(20) 등이 4언더파(공동 7위)로 선두 경쟁을 가시권에 뒀다.

2주 연속 우승 노린 박현경 ‘흔들’

KL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신데렐라 박현경(20)은 흔들렸다. 드라이버가 속을 썩였다. 박현경은 1번홀 첫 티샷이 밀리며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했다. 결과는 보기. 250야드를 날아간 2번홀(파4) 티샷은 훅이 나며 벙커에 빠졌다. 박현경은 7m 파 퍼팅을 놓치며 연이어 보기를 기록했다. 전반 9홀에 나온 보기만 5개. 6번홀(파5)에선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며 한 타를 잃기도 했다. 후반 들어 12번홀(파4) 버디를 잡으며 추격 의지를 다졌지만 5오버파(공동 125위)에 그치며 예선 탈락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박현경은 “경기 막판 퍼트감을 되찾았다”며 “2라운드에서 커트 통과를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절차도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철저히 이뤄졌다. 대회장을 출입하는 모든 관계자는 발열 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썼다. 선수들은 거리를 두고 떨어져 ‘혼밥’을 했다. 이번 대회는 채리티 대회에 맞게 출전 선수가 총상금의 10%인 8000만원을 기부하고, 주최사 E1이 같은 금액의 기부금을 더해 자선기금을 마련한다. 주최 측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상금 획득에 실패한 예선 탈락 선수들에게도 3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천=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