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규 롯데 단장 "선발 투수 아니라 불펜 투수로 쓸 계획"
롯데의 '궤도 수정'…윤성빈, 선발에서 불펜 투수로 '새 출발'
지난 13일 오후 찾아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실에는 퓨처스(2군)리그 5월 일정표에 윤성빈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14일부터 16일, 19일, 21일, 23일, 24일에도 윤성빈의 이름이 등장했다.

모두 윤성빈의 등판일이다.

성 단장은 "윤성빈은 선발 투수가 아니라 불펜 투수로 쓸 계획"이라며 "1이닝씩 많은 경기에 등판하게 해서 성공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쌓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선발 투수감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윤성빈에 대해 궤도를 수정해 불펜 투수로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롯데의 2017년 1차 지명 선수인 윤성빈은 키 197㎝ 장신의 우완 파이어볼러다.

투수 유망주가 많은 롯데에서도 독보적인 기대를 받는 영건 투수다.

롯데는 윤성빈이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정통파 에이스로 성장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특별 관리했다.

입단 첫해인 2017년에는 어깨 재활에만 매진했다.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윤성빈의 이름이 자주 거론됐지만 한 번도 쓰지 않았다.

그만큼 아꼈다.

2018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윤성빈은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성적 자체는 저조했지만 9이닝당 탈삼진은 11.55개, 삼진율 27.7%로 구위만큼은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시즌을 앞두고는 5선발 후보로 꼽혔으나 단 한 경기만 출장한 뒤 2군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시즌 중반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연수를 보냈지만, 제구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롯데는 윤성빈을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에는 1군 스프링캠프가 열린 같은 시기에 미국 워싱턴주에 위치한 드라이브라인 트레이닝 센터로 보냈다.

첨단 시스템 속에서 밸런스를 가다듬은 윤성빈은 2월 말 첫 불펜피칭에서 최고 시속 150.4㎞ 강속구를 던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페이스를 너무 일찍 끌어올린 탓인지 귀국 후 청백전은 물론 구단 간 연습경기에서도 윤성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윤성빈은 2군에서 시즌을 맞았다.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의 공백을 메울 대체 선발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낙점받은 것은 장원삼이었다.

윤성빈은 지난 12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KIA 타이거즈전에서 첫 실전 등판에 나섰다.

선발이 아닌 구원 투수로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6㎞를 찍었다.

일회성 등판이 아니었다.

올 시즌 윤성빈은 불펜진에서 새롭게 시작한다.

수많은 투수 유망주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윤성빈이 과연 불펜 투수로 재도약할 수 있을까.

개막 초반 팀마다 불펜진 수난 시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 단장의 구상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