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산업계가 초비상이 걸렸지만, 골프산업은 ‘무풍지대’를 연상케 한다.

코로나도 비켜 간 골프산업…골프장·의류 예상밖 호황
골프부킹 사이트 엑스골프(XGOLF)에 따르면 지난 2월 ‘조인 예약’ 건수는 총 4854건으로 전년 동월(2052건) 대비 137% 증가했다. 특히 2월 첫주엔 15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1건)에 비해 346% 늘어났다. ‘조인 골프’의 가장 큰 매력은 대화나 스킨십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골프가 팀으로 즐기던 운동에서 개인 단위의 즐길거리로 진화한 셈이다.

골프장들도 예상치 못한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해외 골프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국내 골프 시장으로 골퍼들이 유턴한 것이다.

덕분에 올해 골프장 수익성도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12.4%였던 전국 260개 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2.5%로 3년 만에 10.1%포인트 높아졌다. 한 수도권 골프장 대표는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올 1분기 매출과 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었다”며 “4월부터는 그동안 뜸했던 단체 손님들도 속속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산업 호황은 골프의류업계에서도 감지된다. 골프의류 브랜드 PXG어패럴은 올해 상반기 목표 매출을 지난달 이미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내 의류 브랜드 대표는 “올해 1분기 골프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덕분에 일반 의류 브랜드의 적자를 메워줘 ‘코로나 방파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스골프의 온라인 매출은 작년보다 2배가량 늘어났다.

LF 관계자는 “모든 분야의 의류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골프 온라인 매출만 올랐다”며 “옷은 온라인에서 사고, 골프는 야외에서 즐기는 것이 ‘언택트 시대’에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