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는 메이저대회 포함해 3개 대회 연기
PGA 투어는 플레이어스 대회 도중 취소 결정
코로나19 확산에 미국 남녀 프로골프 대회도 '파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본토에서도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남녀 프로골프 투어도 흔들리고 있다.

골프는 선수 간 신체 접촉이 없고, 넓은 공간에서 경기가 열려 코로나19 확산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골프 역시 수많은 관중이 몰리고, 팬과 선수들 간의 접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위험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올해 1월부터 중국을 넘어 아시아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2월 태국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를 모두 취소했다.

이에 앞서 3월 5일 중국 하이난에서 개막 예정이던 LPGA블루베이 대회도 취소되면서 '아시아 스윙'으로 불리던 3개 대회 개최가 무산됐다.

시즌 초반 개점 휴업이던 LPGA는 19일 볼빅 파운더스컵 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본토 대륙에서 투어를 이어가려 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3개 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연기된 3개 대회 중에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도 포함됐다.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연기된 대회를 올해 안에 다시 일정 잡겠다"고는 했지만, 다른 대회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 연내 개최는 쉽지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황도 좋지 않다.

12일부터 대만에서 열기로 했던 대만여자오픈이 이미 취소된 데 이어 4월 9일 예정됐던 국내 시즌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도 무산됐다.

이어 4월 17일 개막하려던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남은 대회도 정상적으로 열리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회 정상 개최 의지를 보였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고 있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도중에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PGA 투어 사무국은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에서 열린 3개 대회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PGA 투어는 코로나19 사태에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2라운드부터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할 참이었다.

2009년 US오픈 우승자 루카스 글로버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데 PGA 투어는 인제야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며 뒤늦은 조치를 비꼬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대만의 판정쭝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나와 내 아내의 안전을 위해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린 뒤 기권했다.

게리 우들런드는 "67세의 아버지와 올랜도에 왔는데 디즈니 월드로 놀러 가는 계획을 포기했다"며 "PGA 투어는 무관중 경기를 좀 더 일찍 결정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팬들의 응원과 에너지를 원하지만 그들이 감염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PGA 투어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4월 9일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