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은 허용해달라"…러시아육상연맹, 세계연맹에 사과
러시아육상연맹(RusAF)이 세계육상연맹에 "우리의 잘못을 인정한다"고 사과 서한을 보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3일(현지시간) "세계육상연맹이 러시아연맹의 사과 편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2월 말에 취임한 예브게니 유르첸코 러시아연맹 신임회장은 사과 서한에서 '전 지도부가 부정행위를 했음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연맹은 2일 세계육상연맹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

도핑 문제 후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과 편지에서 러시아연맹은 "지난해 11월 불거진 '도핑 관련 허위문서 작성'은 명백한 우리 연맹의 잘못이다.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썼다.

지난해 11월 세계육상연맹 윤리위원회는 "러시아연맹이 금지약물 복용 의혹이 있는 선수의 징계를 피하고자 관련 문서를 조작했다"며 "러시아연맹 임원진 모두가 도핑 관련 허위문서 작성에 책임이 있다.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연맹은 올해 1월 임원진 교체를 단행했고, 2월 말에 예브게니 유르첸코 신임 회장을 임명했다.

여기에 사과 서한까지 보냈다.

러시아연맹이 이례적으로 도핑 관련 문제에 사과한 건,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다.

세계육상연맹은 "러시아연맹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러시아 육상 선수는 중립국 신분으로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애초 러시아연맹은 "우리 연맹의 징계를 해제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 우리 선수들이 러시아 선수로 출전하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계육상연맹의 강경한 태도에 '중립국 출전도 제한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했다.

"올림픽 출전은 허용해달라"…러시아육상연맹, 세계연맹에 사과
러시아 육상은 2015년 11월 '모든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금지' 처분을 받았다.

러시아 육상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16년 8월에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미국에서 3년 이상 거주한 여자 멀리뛰기 클리시나만이 러시아 출신 육상 선수로 유일하게 출전했다.

클리시나는 러시아 국기를 달지 못하고 뛰었다.

이후 세계육상연맹이 '개인 출전 자격 요건'을 완화해 러시아 선수 개인의 국제대회 출전 길은 열었다.

러시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는 제한적인 신분으로 출전했다.

IOC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지위 회복을 선언했다.

이제 러시아는 올림픽에서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있다.

세계육상연맹은 IOC보다 강경하다.

2019년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러시아 선수 29명은 '중립국' 신분으로 출전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러시아 육상 선수들은 제한된 'OAR 신분'으로 출전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