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휴업' LPGA 선수들, 우승 상금 500만원 미니투어 기웃
미국 애리조나주,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네바다주 일대에서 열리는 여자 골프 캑터스 투어는 참가자들이 낸 돈으로 대회 경비를 제한 뒤 상금을 주는 미니 투어다.

1인당 참가비 550달러(약 65만원)를 내고 참가하는 선수 숫자에 따라 총상금과 우승 상금이 결정되는 구조다.

올해 치른 6개 대회에서 우승자 몫은 2천 달러(약 239만원)에서 4천 달러(약 478만원)이었다.

미국프로골프(LPGA)투어는커녕 시메트라투어 등 번듯한 프로 무대에서 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참가한다.

실력을 키우고 싶은 아마추어 선수도 상당수 출전한다.

아마추어 선수는 대신 상금을 받지 못한다.

54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우승자를 가리는데, 난도가 그리 높은 코스가 아닌데도 상위권 몇 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낼 만큼 출전 선수 수준이 떨어진다.

지난달 29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보몬트의 모롱고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캑터스 투어 대회 순위표는 평소 캑터스 투어에서는 볼 수 없는 낯익은 이름이 올랐다.

현역 LPGA투어 선수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교포 티파니 조(미국)가 각각 1위, 5위를 차지했다.

시간다는 LPGA투어에서 통산 2승을 올렸고, 작년에는 상금랭킹 15위(99만8천달러)에 오른 정상급 선수다.

티파니 조는 아직 우승은 없지만 2009년 이후 꾸준하게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중견이다.

올해 LPGA투어에 데뷔한 신인 헤일리 무어(미국)도 출전했다.

시간다와 티파니 조, 무어가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무대에서 나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LPGA투어가 한 달이나 대회를 쉬게 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시간다는 지난 1월 20일 끝난 게인브릿지 LPGA 앳 보카리오 이후 한 번도 LPGA투어 대회를 뛰지 못했다.

호주에서 열린 2개 대회를 쉬고 아시안 스윙 3개 대회에 출전하려던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넉 달 동안 딱 한 번 대회를 뛴 시간다가 실전 감각을 회복하려고 선택한 무대가 캑터스투어다.

티파니 조도 마찬가지다.

그는 호주오픈을 마친 뒤 미국 샌디에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대회가 없으니 연습도 열의가 생기지 않았다고 LPGA투어 닷컴과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러다가 집에서 1시간30분 거리에서 캑터스 투어 대회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됐고 출전했다고 그는 밝혔다.

티피니 조는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한때 LPGA투어에서 뛰던 선수 상당수가 거기서 LPGA투어에 복귀할 날을 꿈꾸며 칼을 갈고 있어 모처럼 짜릿짜릿한 라운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다는 캑터스 투어 출전을 이번 한 번으로 끝냈지만, 티파니 조는 3일 시작한 캑터스 투어 대회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에는 계획이 없었지만, 실전 연습이 필요한 내게 딱 맞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