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올림픽 본선까지 '2경기'…"더 공격적·적극적인, 좋은 축구로 도전"
"애국가 제창은 존중의 표시…아름다운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해 감사"
여자축구 벨 감독 "저는 이기는 걸 사랑한다…선수들도 그랬으면"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를 2연승으로 통과한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은 "전 이기는 걸 사랑한다"며 이어질 PO에서도 승리의 집념을 불태웠다.

벨 감독은 9일 서귀포의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많이 행복하다.

선수들이 소집 기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경기에선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경기력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날 베트남을 3-0으로 완파, 조별리그를 2연승 조 1위로 PO에 올랐다.

이제 3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B조 2위와의 PO에서 승리하면 한 번도 이룬 적 없는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된다.

한국 대표팀 부임 4개월 만에 소기의 성과를 낸 벨 감독은 "플레이오프(PO)에서 만날 상대를 잘 분석하며 대비하고, 더 공격적·적극적 축구를 펼쳐 본선에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축구 벨 감독 "저는 이기는 걸 사랑한다…선수들도 그랬으면"
다음은 벨 감독과의 문답.
-- 경기 전반적인 소감.
▲ 안녕하세요.

오늘 나는 많이 많이 행복해요(이상 한국어).
선수들이 4주 긴 소집 기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2경기에서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

오늘 결과는 3-0이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2골은 하프타임 비디오 분석 결과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제대로 판정됐더라면 우리가 더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 대처해줬다.

베트남에 대해서도 칭찬하고 싶다.

지도를 잘 받았다고 느껴졌다.

제가 베트남의 감독이었더라도 전원 수비로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선수들이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고 경기력이 좋아서 만족스럽다.

-- 이금민의 부상 상태는.
▲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운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자주 뛰지 못해 미얀마와의 1차전에는 15분을 내보냈고, 오늘은 조금 늘려 30분 정도 뛰게 하려고 했다.

대표팀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 지소연과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했는데 평가한다면.
▲ 모두가 알듯이 경기장 안팎에서 '월드 클래스'다.

인간으로나, 선수로나 현명하고 똑똑하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 스타일, 만들고자 하는 팀 분위기를 잘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여자 축구에서 가장 주목받고 인기 많은 선수임에도 겸손하고, 선수들을 배려하는 점도 보기 좋다.

그런 선수를 지도하고 함께 훈련하는 것이 영광이다.

여자축구 벨 감독 "저는 이기는 걸 사랑한다…선수들도 그랬으면"
-- PO를 앞두고 보완할 점은.
▲ 호주나 중국을 만나게 될 것 같은데, 모두 힘든 상대일 것 같다.

우리만의 철학으로 공을 빨리 돌리고 공격적·적극적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

좋은 축구를 위해선 조직력을 더 갖춰야 한다.

PO 앞두고 이번 승리가 자신감을 높였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승리보다 기분 좋은 건 없다.

저는 이기는 걸 사랑한다.

선수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며 대비를 잘했으면 좋겠다.

-- 준비 계획은.
▲ 일단 선수들이 2주 정도 소속팀에 복귀한다.

가능한 선수는 22일께 소집하고 싶다.

B조 팀들 디테일하게 분석하겠다.

그리고 훈련부터 모든 협회 관계자들이 좋은 시설과 도움을 준 것에 감사하다.

두 경기 와주신 서포터와 팬들께도 고맙다.

팬들이 웃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선수들에게 '저것이 우리가 축구를 하는 이유'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들이 만족해할 만한 축구를 해야 한다.

-- 2000년생 선수가 A매치 데뷔하고, 골을 넣는 등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시작된 느낌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더 기회를 줄 계획인지.
▲ 단기적 목표는 올림픽 본선 출전이고, 장기적으론 차기 월드컵을 위한 스쿼드를 만드는 거다.

추효주가 오늘 골을 넣었고, 데뷔전에 나선 강지우도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두 선수가 오늘 경기에서처럼 앞으로 실력을 증명할 기회가 많이 오리라 생각한다.

대표팀에 경험이 많은 선수와 아직 배가 고픈 선수와의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도 기회를 줄 것이고, 선수들이 잘 살렸으면 좋겠다.

-- 경기 전 애국가를 직접 부르는 것을 봤다.

외국인 감독으로서는 흔치 않은데, 계기는.
▲ 맷 로스 코치와 며칠간 연습했다.

'존중의 표시'다.

한국에 온 이후로 많은 사람에게서 존중과 따뜻함을 느끼고 있다.

그런 것에 감사함을 보여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가사를 외우고 있는데, 의미가 깊은 것 같다.

입이 아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

아름다운 나라에서 좋은 스쿼드와 함께 하는 데 대한 영광스러움의 표시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