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유영·김예림,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선전 기대감'
쿼드러플 차준환·트리플 악셀 유영…한국 피겨 경쟁력도 '쑥쑥'
'피겨퀸' 김연아의 은퇴 이후 움츠러들었던 한국 피겨에 또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고난도 점프를 앞세운 '젊은피'들이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김연아의 뒤를 이어 한국 피겨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갈 채비를 마쳤다.

주인공은 차준환(고려대 입학예정)과 유영(수리고 입학예정)이다.

차준환과 유영은 9일 서울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을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이를 통해 차준환은 4대륙 대회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최고 순위인 5위를 차지했고, 유영은 은메달을 따내 '피겨퀸' 김연아(2009년 대회 금메달) 이후 무려 11년 만에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들의 성과가 반가운 것은 세계무대에서 다당히 겨룰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를 갖췄다는 점이다.

차준환은 국내 선수로는 사실상 유일하게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실전에서 활용하고, 유영 역시 국내 여자 선수 최초로 트리플 악셀(3회전반)을 구사한다.

세계무대는 이미 고난도 점프의 경연장이다.

남자 싱글에서는 쿼드러플 점프가 없이는 메달권을 생각하기도 어려워졌고,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악셀은 물론 쿼드러플 점프까지 등장했다.

트리플 점프의 한계에 묶여 있던 한국 선수들로서는 국제 대회 시상대에 오르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차준환과 유영은 고난도 점프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어 마침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차준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4차례 쿼드러플 점프(쇼트 1개·프리 3개)를 시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플립·쿼드러플 토루프·쿼드러플 살코를 뛰었다.

비록 랜딩에 실패할 때가 많았지만 차준환의 노력은 결국 4대륙 대회에서 빛을 봤다.

쿼드러플 점프를 3개(쇼트 1개·프리 2개)로 줄였지만 차준환은 세 차례 쿼드러플 점프에서 모두 수행점수(GOE)를 높게 따내며 자신의 최고점(265.43점)을 기록했다.

쿼드러플 차준환·트리플 악셀 유영…한국 피겨 경쟁력도 '쑥쑥'
유영의 성장도 반갑다.

유영은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서 개인 최고점인 223.23점으로 당당히 은메달을 차지했다.

유영의 은메달 비결은 트리플 악셀이다.

2015년부터 훈련을 시작한 트리플 악셀의 성공률이 이제 안정화되면서 자신의 필살기로 자리 잡게 됐다.

유영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 착지가 흔들렸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완벽하게 뛰어서 점수를 끌어올렸다.

고난도 트리플 악셀을 장착한 유영의 다음 무기는 쿼드러플 살코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과 비슷한 시기에 이미 쿼드러플 살코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이미 실전에서 시도하기도 했다.

아직 완성도가 높지 않아 연습에 머무르고 있지만 유영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 살코의 '쌍검'으로 반드시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