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상주 참변…해외 유명 선수들도 훈련 중 사고 빈발
반복된 도로 위 사이클 훈련 중 사고 악몽…'위험 안고 달린다'
태국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사이클 유망주 엄세범이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도로 위 사이클 훈련 사고 악몽이 되살아났다.

엄세범은 28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국국토정보공사(LX) 사이클팀 동료들과 언덕 내리막 커브 길을 달리다가 반대편에서 오던 현지인 차량과 충돌해 숨졌다.

훈련을 마친 뒤 언덕 정상에서 보급품을 받고 내려가던 중에 변을 당했다.

동료 선수들은 서로 30m가량의 간격을 두고 주행하고 있고, 행렬 가장 뒤에서는 팀 차량이 선수들의 뒤를 살피고 있었다.

한국 사이클 선수들이 도로에서 훈련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는 상주시청 사이클팀의 여자 선수들이 경북 의성군 국도에서 25t 트럭에 치인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트럭 운전사는 DMB를 시청하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에는 대구에서 화물차가 민간 사이클 선수단 행렬과 팀 차량을 들이받아 5명을 다쳤다.

이들 사고는 사이클 선수들이 자전거를 타고 실제 차량이 다니는 도로 위에서 주행하다가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실제 도로 사이클 경기가 열릴 때는 도로를 통제해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게 한다.

대회·팀 차량은 경주 행렬을 앞뒤를 달리며 선수들을 보호한다.

한 사이클 지도자는 "도로 훈련을 할 때는 모두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지하고 조심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사고 요인은 복합적이어서, 한적한 유럽 시골 도로에서도 사고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정식 대회가 아닌 팀 전지훈련에서는 도로를 통제하기 어렵다.

선수를 보호하는 차량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

여건이 좋은 팀은 차량 2대를 운영하지만, 1대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의 유명 프로팀들도 사고를 겪는다.

도로 사이클의 '황제' 크리스 프룸(영국)은 지난해 6월 프랑스에서 열린 '크리테리움 뒤 도피네' 구간 답사를 위해 영국의 사이클 명문 팀 '이오네스' 동료들과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벽에 부딪혀 대형 골절상을 당했다.

도로가 아닌 실내 사이클 전용 경기장(벨로드롬)에서도 사고가 빈번하다.

2012 런던올림픽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건 크리스티나 포겔(독일)은 2018년 벨로드롬에서 훈련하다가 다른 선수와 충돌해 척추를 다쳤고, 하반신이 마비됐다.

프룸과 포겔은 모두 시속 60㎞ 이상 속도로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다.

치앙마이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국내 다른 사이클팀들도 유망주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다.

대한자전거연맹에 따르면 현재 태국에는 LX를 비롯해 국내 11개 팀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국내 사이클팀들은 3월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1·2월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가운데 태국은 날씨가 따뜻하고 물가 등 훈련 여건이 좋아 전지훈련 장소로 선호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