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조기 강판해도 '나눠 막기'로 불펜 투수 과부하 피해
PO 3경기 15이닝 2실점…키움의 현란한 불펜 운영
2019년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키움 히어로즈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1.20이다.

PO 3경기에서 불펜진이 15이닝을 소화하며 단 2점만 내줬다.

이번 가을 KBO리그의 가장 큰 화두로 '키움 불펜 운영'이 꼽힐 만큼 장정석 키움 감독은 현란한 불펜 활용으로 PO 무대를 지배했다.

키움은 17일 서울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P0 3차전에서 10-1로 승리했다.

이날도 키움 불펜진은 5명이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번 PO 내내 키움 불펜진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더 놀라운 건, 불펜진 과부하를 피하며 얻은 결과라는 점이다.

PO 3경기 15이닝 2실점…키움의 현란한 불펜 운영
키움은 PO 엔트리에 투수 14명을 넣었고, 투수 14명을 모두 경기에 활용했다.

키움 불펜진 중 PO에서 가장 많은 공을 던진 투수는 김상수였다.

김상수는 3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책임지며 공 46개를 던졌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수치다.

안우진, 김상수, 조상우 등 키움 불펜 투수들은 모두 "감독님께서 '2이닝 이상을 던질 일이 없으니까, 짧은 이닝을 과감하게 던지라'고 주문하셨다"고 전했다.

실제 장 감독은 이번 PO에서 한 번도 투수에게 2이닝 이상을 맡기지 않았다.

연장 11회 승부를 펼친 14일 1차전에서만 마무리 투수 오주원이 1⅔이닝을 소화했을 뿐, 이외에는 한 경기에 1⅓이닝 이상을 던진 불펜 투수조차 없었다.

PO 3경기 15이닝 2실점…키움의 현란한 불펜 운영
장 감독은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이영준, 윤영삼도 과감하게 기용하면서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고 선수들 사이에서 '우리는 모두 필승조'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다.

또한, 장 감독은 이닝 중에도 투수 교체를 적극적으로 펼치며 상대를 괴롭혔다.

'이닝 나눠 막기'는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장 감독은 "다년간의 데이터를 보고 내린 결정"이라며 "중간 계투로 등판한 투수가 위기를 맞았을 때, 실점을 허용하는 상황이 매우 잦다.

이닝 중에 투수를 교체하는 게 실점할 확률을 낮춘다.

중간 계투에게 짧은 이닝만 맡기는 건, 계획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오랜 기간 쌓은 자료로 짠 '불펜 물량 공세 작전'은 2019년 가을 키움의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준PO와 PO를 뚫은 키움은 다시 불펜진을 앞세워 대권에 도전한다.

키움은 22일부터 한국시리즈(KS)에서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와 싸운다.

PO를 3경기 만에 끝낸 덕에 크게 지치지도 않은 키움 불펜진은 쉴 시간을 더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