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결승에서 중국 콤비에 0-3 패배
'이틀 훈련' 양하은-최효주, 깜짝 준우승…"신선한 느낌이었다"
"이틀 정도 훈련하고 출전했는데, 호흡을 맞춘 시간이 적었지만 서로가 신선한 느낌이었어요.

우승은 못 했어도 재미있었어요.

"
한국 여자탁구의 양하은(25·포스코에너지)과 최효주(21·삼성생명)는 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9 코리아오픈 여자복식 결승에서 중국 조에 0-3으로 덜미를 잡혔지만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기 전 이틀 정도 훈련하고 나온 복식조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좋은 성적이다.

한국 여자대표팀의 주축인 양하은은 원래 에이스 전지희(27·포스코에너지)와 복식 콤비였다.

전지희가 왼손, 양하은이 오른손으로 호흡이 잘 맞았다.

하지만 양하은이 올해 4월 헝가리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 때 어깨 부상 여파로 국가대표로 뽑히지 못하면서 전지희의 파트너가 이시온(23·삼성생명)으로 바뀌었다.

양하은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왼손잡이 선수인 최효주와 복식조를 급조해 코리아오픈에 나섰다.

훈련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둘은 찰떡궁합을 보이며 이번 대회에서 '환상 콤비'로 떠올랐다.

같은 한국의 전지희-이시온 조를 4강에서 3-1로 돌려세우고 결승에 오른 양하은-최효주 조는 세계 1위 천멍과 5위 왕만위가 손발을 맞춘 중국 듀오와 맞섰다.

완패가 예상됐지만 경기에 접어들자 양하은-최효주 조가 매운맛을 보였다.

최효주의 라켓 뒷면이 돌출 라버여서 리시브하면 중국의 천멍과 왕만위가 당황했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양하은이 포핸드 공격으로 중국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1세트는 6-6, 9-9에 이어 10-10으로 듀스에 접어들었지만 아깝게 10-12로 패했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었던 데다 막판 공격의 수위를 낮추면서 중국이 흐름을 가져갔다.

2세트는 아쉬움이 더 남았다.

최효주의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양하은이 득점하며 10-7로 앞서 세트를 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중국 조의 거센 추격에 휘말려 듀스를 허용했고, 결국 13-15로 세트를 잃었다.

3세트도 져 결국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양하은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는데 이기지 못해 아쉽다"면서 "중국 선수들이 효주의 핌플(돌출) 라버에 어려워했다.

하지만 리드를 잡고도 과감하게 하지 않고 망설이다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효주와는 이틀 정도밖에 훈련하지 않았지만 처음 해보는 복식이라 신선하고 느낌이 좋았다"며 최효주와 조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보완할 점으로 "선제점을 잡을 수 있도록 초구를 어떻게 공격적으로 가져갈지 연구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면서 "훈련을 더 많이 한다면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효주는 "긴장이 많이 됐고,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강하다 보니 실수가 나왔던 것 같다"면서 "하은 언니와는 처음 해보지만 괜찮았다.

내가 리시브를 더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