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영이 홀인원한 14번홀 스코어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박신영이 홀인원한 14번홀 스코어를 가리키며 웃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박)신영이가 이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던데?”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55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선 선두권 선수들보다 1언더파를 적어 낸 박신영(25)이 화제였다. 박신영은 이날 대회 첫 홀인원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창설 5년 만에 나온 이 대회 첫 홀인원이다. 박신영 자신의 정규투어 첫 에이스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축하 인사를 건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박신영의 홀인원은 5개의 파3홀 중 14번홀(파3·171야드)에서 나왔다. 이 홀에는 홀인원 부상으로 고급 자동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기블리가 걸려 있었다. 가격은 1억1640만원. 그가 올 시즌 모은 상금 약 5000만원의 두 배가 넘고 이 대회 준우승 상금(8050만원)보다도 많다.

“(가격이) 진짜냐?”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뜬 박신영은 “운전면허도 없을 정도로 운전에 관심이 없었다. 빨리 면허를 따야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행운이 따랐다. 이날 따라 바람이 거의 없었다.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홀 3야드 앞에 떨어져 구르더니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신영은 “그린이 딱딱해 평소보다 조금 더 짧게 잡고 친 것이 적중했다”며 “친 순간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긴 했는데 진짜 들어간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딱히 (홀인원을 기록하는) 꿈을 꾸지도 않았다”며 “정규투어에서 첫 홀인원을 기록하고 큰 선물까지 받아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박신영은 홀인원(이글)과 버디 1개, 보기 2개를 더해 1언더파 71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2017년 7월 카이도여자오픈에서 1승을 수확한 그는 “좋은 기운을 받았고 느낌이 좋다”며 “남은 라운드도 최선을 다해 우승에 도전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