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원號 새 선장에 임채정 전 국회의장
수장 없이 표류하던 한국기원에 임채정 전 국회의장(78·사진)이 구원 투수로 나섰다.

임 전 의장은 지난 27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제20대 한국기원 총재로 만장일치 추대됐다. 임 신임 총재는 전임자 임기 만료 기한인 2020년 7월 28일까지 총재직을 맡는다. 이로써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3일 홍석현 전임 총재와 집행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유지돼온 지 약 7개월 만에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전남 나주 태생인 임 총재는 1969~1975년 동아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1987년 한겨레신문 창간 발기인을 거쳐 1988년 평화민주당에 입당, 정계에 진출했다. 이후 4선(14~17대) 국회의원, 2006년 제17대 국회 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아마5단의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임 총재는 이 같은 경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기의 한국기원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한국기원은 “임 총재는 현역의원 시절 국회 기우회원으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자주 수담(手談)을 즐기는 등 바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전했다.

임 총재는 29일 오후 4시 한국기원에서 열리는 취임식을 시작으로 총재로서 첫걸음을 뗄 예정이다. 그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바둑산업 진흥은 물론, ‘집안(한국기원) 문제’ 등 눈앞에 산적한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한 바둑계 인사는 “한국 바둑계 안팎의 문제 해결은 물론, 바둑인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