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열고 문턱 낮춘 골프대회…"가족과 함께 오세요"
외국인도 찾는 자선콘서트 명소
명품샷 보고 캠핑까지
'그들만의 공간' 이미지 깨고
가족친화 골프문화 전도사
‘명문 코스’ 블랙스톤이천GC의 스킨십이 두드러진다. 회원제인 이 골프장은 경기 코스로 사용하지 않는 동코스를 2년 연속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개방했다. 동코스 9번홀에 어린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 놀이터와 스내그 골프(놀이용 골프 게임), 14인승 카트 셔틀 체험, 발로 공을 차 홀에 넣는 ‘풋골프’ 등의 놀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다수 시설이 그린 주변과 페어웨이에 있어 잔디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걸 알고도 내린 결정이다. 복구에만 수천만원이 든다.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수억원의 비용이 필요한 일이다. 회원들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블랙스톤이천GC 관계자는 “지난해 대회 이후 필드 잔디를 원상복구하기까지 최소 1주일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하지만 잔디관리 비용 등 눈앞의 손실보다 ‘미래의 손님’인 아이들에게 골프와 골프장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주는 투자 개념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5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회장 최등규)에서 성황리에 끝난 ‘서원밸리 자선 그린 콘서트’는 그런 점에서 ‘개방형’ 골프장의 원조 격이다. 올해로 20년째인 이 그린 콘서트는 국내는 물론 단체 해외 여행객이 매년 찾는 글로벌 이벤트로 성장했다. 서원밸리CC는 골프 전문 매거진이 선정하는 ‘국내 10대 코스’에 해마다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명문 코스다. 인파에 밟힌 잔디 복구와 행사 준비 비용으로 매년 5억~6억원이 들지만 행사를 빼먹지 않고 있다. 3000여 명의 외국인 관람객이 몰린 올해 이 행사는 누적 관람객 40만 명을 넘겼다. 이석호 서원밸리CC 대표는 “골프장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에서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정착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전했다.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오크밸리 캠핑페스티벌’도 골프장에서 열린다. 강원 원주의 오크밸리CC다. 18홀 골프장을 모두 개방한다. 캠핑과 야시장 등 비(非)골프 이벤트는 물론 장타 대회, 패밀리 퍼트 대회 등의 행사를 연다. 이미 캠핑족 사이에선 ‘꼭 가야 하는 버킷리스트’ 같은 개방형 가족행사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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