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만 신고 걸으면내 몸 건강정보 한눈에"
서울 장충동에 있는 신라호텔 피트니스센터. 이곳에 가면 특수 제작된 ‘스마트 슈즈’를 신어볼 수 있다. 이 신발을 신고 10분간 제자리 서기, 외발 서기, 스쿼트, 러닝머신 걷기를 마치면 발에 실리는 압력(족저압)과 걸음걸이, 신체 균형 등을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다. 슈즈에 장착된 압력 및 가속도 센서가 분석한 데이터를 블루투스로 연결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슈즈를 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솔티드벤처의 조형진 대표(사진)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로 체형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며 “센터로서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솔티드 스마트 슈즈를 도입한 피트니스센터는 신라호텔뿐만이 아니다. 국내 최대 지점을 보유한 스포애니(일부 지점), 서울 강남과 서초에 기반을 둔 파프짐 등 300여 곳이 쓰고 있다. 연내 1000개 센터로 확대하는 게 솔티드의 목표다. 체형별로 적합한 운동까지 제안하는 서비스도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10분만 신고 걸으면내 몸 건강정보 한눈에"
17일에는 일본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와 협업한 제품도 선보였다. 스마트 슈즈 기능을 넣은 러닝화가 데상트의 대형 직영매장에 진열돼 팔리게 됐다. 지난해 8월 러브콜을 받아 공동 개발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의 성과다. 조 대표는 “러닝화에 스마트 슈즈 기능을 적용하는 건 솔티드가 처음”이라며 “물량 규모가 꽤 되지만 계약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스마트 슈즈는 골프화(브랜드 ‘아이오핏’)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세미나에서 트레이닝 소재로 자주 활용된다. 골프는 체중 및 무게중심 이동 패턴이 중요한 대표적인 운동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도움으로 지난 1월 참가한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 PGA쇼에서는 가져간 1만2000달러 상당의 골프화 샘플을 모두 팔고 돌아왔다. 이 쇼를 계기로 일본 유명 골프 브랜드와도 협업을 준비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솔티드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랩(C랩)’으로 출발해 2015년 독립(스핀오프)한 회사다. C랩에서 분사하면 5년 내 삼성전자로 돌아갈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그럼에도 조 대표는 “한 번도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소금 같은 기업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사명을 지은 만큼 작지만 꼭 필요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스마트 슈즈 기술력을 깔창에 적용한 스마트 깔창을 하반기 내놓고 스마트 슈즈 대중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