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울산 보라CC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로 초대 챔피언에 오른 조정민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KLPGA  제공
14일 울산 보라CC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로 초대 챔피언에 오른 조정민이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KLPGA 제공
조정민(25)이 1라운드부터 최종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우승상금 1억6000만원)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조정민은 14일 울산 보라CC(파72·6674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생애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의 기쁨도 누렸다.

이로써 조정민은 지난해 6월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 이어 10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4승째를 신고했다. 또 지난주 끝난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상금 6900만원을 챙긴 그는 이번주 우승상금 1억6000만원을 더해 올 시즌 누적상금 2억3803만원을 모아 상금 1위로 도약했다.

‘천재 골퍼’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함께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뛰었던 조정민은 프로 데뷔전부터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평균타수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2015년 이후 한 라운드 평균 퍼트 수가 30개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이 장점이다. 그는 국내 개막전 준우승에 이어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 시즌 투어를 주도할 ‘대세’ 경쟁에 가세했다.

조정민은 “우승이 어려울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며 “마지막 퍼트를 남겨 놓고 성공하면 우승인 줄 알았을 때 정말 떨렸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 “뜻밖의 선물처럼 찾아온 우승으로 전반기 우승 목표를 벌써 이뤘다. 다음 대회에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3라운드를 앞두고 1타 차 단독 선두였던 조정민은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번홀(파4)부터 보기를 내줬다가 2번홀(파5) 버디로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던 그는 후반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11번홀(파4)에서 다시 보기가 나왔고 12번홀(파4)에선 해저드에 공이 빠지면서 더블 보기까지 범했다.

4언더파까지 미끄럼을 타며 우승 경쟁에서 벗어난 듯했던 조정민은 후반 4개 홀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15번홀(파5), 1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선두였던 김보아(24)를 1타 차로 압박한 것. 여기에 역전우승 고지를 눈앞에 뒀던 김보아의 불운이 겹쳤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김보아가 짧은 1m 파 퍼트를 놓쳤다. 홀에 들어갈 듯했던 김보아의 파 퍼트는 홀을 한 바퀴 돌아 나오고 말았다.

조정민은 같은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지난해 8월 이후 통산 2승에 도전했던 김보아는 통한의 파 퍼트 실패로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승현(28)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15번홀에서 이글을 잡으며 한때 3타차로 앞섰던 만큼 이후 타수를 지키지 못한 게 더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신예’ 임희정(19)이 5언더파 211타 단독 4위를 기록하며 지난주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이자 유력한 신인왕 후보인 조아연(19)과 함께 ‘루키의 반란’을 다시 한 번 예고했다. 조아연은 이날만 6타를 줄이는 저력으로 합계 2언더파 214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쳐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