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20일 설립 30주년 맞아…
"건전 여가 스포츠 키우겠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아쉽게 그랜드슬램을 놓쳤네요. 하하.”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9·사진)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웠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대회를 기념하고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설립된 공단은 오는 20일 설립 30주년을 앞두고 기분 좋은 일이 많다. 기획재정부 주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우수 등급(S)을 받고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건전화 평가 결과 경륜·경정이 최고 등급인 ‘S’를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문화정보화 수준 평가에서도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공단 역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만 2등급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분야 2등급은 공공기관 사이에선 사실상의 최고등급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공단 이사장실에서 만난 조 이사장은 “내년에는 꼭 전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동메달리스트인 조 이사장은 한국 스포츠의 산증인이다. 지난해 1월 공단 이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선수 은퇴 후 대한체육회 이사 및 사무총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선수분과위원장 등을 맡는 등 공단의 변모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다. “승부에서도, 또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서도 실수를 줄여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 조 이사장은 “경영혁신, 경쟁력 강화, 인권경영을 펼쳐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공공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공단이 30세가 됐다. 사람으로 치면 기반을 닦는 시기인데.

“지난 30년간 우리가 해온 일이 널리 알려지진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묵묵히 해온 일의 가치와 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공단은 현재 한국 체육 재정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1989년 설립 당시 3521억원으로 발족한 뒤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 등 기금조성사업을 통해 총 15조3343억원을 조성했고 모두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해 썼다.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장애인체육 등에 11조258억원을 지원했는데, 이 중 평창동계올림픽에 보탠 돈이 1조3000억원이다. 세금이 아니라 공단이 만들고 키워온 자산이다. 평창올림픽 잉여금 600억원 중 절반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평창의 유산을 지키도록 전액을 기부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라고 생각한다. 또 어렵게 모은 기금이 새지 않고 올바른 곳에 쓰이도록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업은 어떤 게 있나.

“100세 시대를 맞이했다. 그런 만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단은 국민들이 체육활동에 손쉽게 접할 수 있는 256곳의 ‘국민체육센터’를 지난해까지 전국적으로 지었다. 올해는 모두가 좀 더 편리하게 체육활동을 즐기도록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140개 건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월 8만원 범위 내에서 스포츠강좌 수강료를 지원하는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이 있고 이를 저소득층 장애인까지 확대한 ‘장애인 스포츠강좌이용권 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황사 등 환경적인 제약 없이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 스포츠교실 초등학교 보급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14개 광역시·도, 130개 학교를 대상으로 가상현실 스포츠교실 설치를 지원했고 올해 112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서울올림픽에서 배울 부분이 있다면.

“서울올림픽 유산을 효율적으로 관리, 보존한 올림픽공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유산관리의 모범사례로 선정됐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30주년 행사를 치렀다. IOC에서 올림픽 유산 보존사업 등을 담당하는 ‘올림픽 레거시(legacy) 매니저’가 공원을 방문해 올림픽이 열린 경기장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운동을 하고 문화 생활을 즐기는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고 갔다. 현재 IOC에서 올림픽 유산 보존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림픽공원을 대표 사례로 선정해 홈페이지에 소개할 예정이다. 평창의 경우 서울올림픽처럼 활용도를 높이려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으로 공간을 재창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평창올림픽기념재단이 설립돼 올림픽 유산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단은 보유한 올림픽 유산 활용방안 등 각종 노하우를 적극 전수할 계획이다.”

▷경륜·경정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개선 방안은 있나.

“경륜·경정 사업은 그동안 건전한 기금조성사업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러나 최근 고객 감소와 매출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단은 중장기적으로 건전 여가스포츠로의 정착을 위해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소액·실명·책임’을 체육기금조성사업 건전성의 3대 핵심개념으로 정립해 과도 몰입을 줄이고 로또처럼 재미를 추구하는 소액 구매를 유도할 예정이다. 또 실명으로 이용하는 스포츠경주 전자카드 활성화를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여건 등을 고려해 인터넷 및 모바일 베팅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 국회 등과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 일자리 1만7800개 창출이 목표다. 구체적인 계획은.

“스포츠를 통해 만들 수 있는 일자리 수는 무궁무진하다. 지난해에는 1만7331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 올해는 1만7800개의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우선 체육진흥 분야에서 국민체력인증 운동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총 1만38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스포츠 일자리 매칭 및 인턴 지원사업, 스포츠산업 창업 등 스포츠산업 분야에서 2400명, 기금 조성사업 분야에서 700명에게 새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다.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가치 구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비정규직 제로’처럼 일자리 질을 확보하는 데도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 프로필

△1950년 경남 하동 출생
△부산 대동고 졸업
△한양대 이학 박사(스포츠경영학)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유도 동메달
△1978~2015년 동아대 체육학부·스포츠과학대학 교수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유도 담당관
△1986~1988년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차장
△2008~2009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2008~2010년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회장
△2018년 1월~ 제12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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