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키우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총상금 1250만달러(약 141억원)에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 ‘티파니’ 디자이너들이 만든 트로피(사진)까지. 이 모든 것이 오직 한 대회에 걸려 있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그 무대다.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TPC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1100만달러에서 13.6% 오른 1250만달러의 총상금이 걸려 있다. 미국 골프채널 등에 따르면 1250만달러는 PGA투어 사상 최대 규모의 상금 액수다. 올 한 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총상금 146억원에 육박한다. 우승상금 역시 198만달러에서 대폭 오른 225만달러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US오픈이 1200만달러였고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이 각각 1100만달러였다.

트로피도 남다르다. 올해 대회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우승 트로피는 티파니 디자이너들이 제작했다. 24K 금으로 도금됐고 3D(3차원)프린팅 기술과 전기주조공법이 사용됐다. 지름 17.78㎝, 높이 43㎝에 무게는 3.5㎏ 정도다. 그동안 이 대회에선 3종류의 트로피가 사용됐는데 1974~1978년 조지프 C 데이 주니어 트로피, 1979~2006년 크리스털 트로피, 2007~2018년 리모델링된 크리스털 트로피가 우승자에게 주어졌다.

이 같은 ‘머니 레이스’가 매년 펼쳐지는 이유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PGA투어의 자존심과도 같은 대회여서다. PGA투어는 흔히 골프팬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무대임에도 메이저대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 디오픈(브리티시오픈)은 영국로열앤드에인션트골프클럽(R&A), PGA챔피언십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꽉 쥐고 있기 때문이다. PGA투어가 상금을 대폭 올리면서 4대 메이저 대회들도 상금을 올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제5의 메이저인 만큼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끝난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 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한국 선수 중에선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시우(24)가 2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린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