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이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8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박준석  골프사진전문기자 제공
박성현이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8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박준석 골프사진전문기자 제공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필리핀여자프로골프투어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만달러)에서 이틀 연속 맹타를 휘두르며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박성현은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냈다. 6언더파 66타를 적어 낸 그는 이틀 합계 9언더파 135타로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인 필리핀의 골프 천재 유카 사소(17·5언더파)에게 4타 앞서 이변이 없는 한 우승이 유력하다. 박성현은 라운드를 마친 뒤 “어제보다 그린 파악이 잘 돼 퍼트가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전날 3타를 줄이며 선두로 나섰던 박성현은 이날 10번홀에서 시작해 첫홀부터 버디를 낚아챘다. 1라운드에서 보기를 한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았고 2번홀과 4번홀, 7번홀, 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사소는 유일하게 박성현을 위협하고 있다. 그는 박성현과 함께 2라운드까지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 낸 2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이 대회는 박성현의 메인 후원사인 필리핀 기업 블룸베리리조트앤드호텔이 주최한다. 박성현은 메인 후원사의 초청으로 참가해 헬기와 최고급 객실을 제공받는 등 극진한 대접을 받는 동시에 우승컵까지 함께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박성현은 이날 자신의 우상인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 복귀를 축하하는 메시지를 받는 겹경사를 누렸다. 우즈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신을 놀라게 해서 즐거웠다”며 “세계 1위에 다시 오른 것을 축하한다”고 적었다.

우즈는 지난달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 현장에 박성현 몰래 나타나 그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세계랭킹 1위 축하 메시지는 박성현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월드챔피언십 우승 후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뒤 진행한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에 우즈가 화답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성현은 “만일 우즈가 이 인터뷰를 본다면 우즈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아 우승할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즈는 7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목 부상으로 불참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