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클럽 두 개를 겹쳐 쥐고 풀 스윙을 해보면 백스윙톱에서의 리드미컬한 전환동작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몸 어느 부분의 근육과 관절이 어떤 순서대로 움직여 클럽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지가 명확해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아이언 클럽 두 개를 겹쳐 쥐고 풀 스윙을 해보면 백스윙톱에서의 리드미컬한 전환동작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몸 어느 부분의 근육과 관절이 어떤 순서대로 움직여 클럽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지가 명확해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지난주 백스윙톱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백스윙의 마지막 단계죠. 하지만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백스윙 에필로그’인 셈이네요. ‘천인천색(千人千色)’ 스윙이 만들어지는 게 백스윙에서부터인 것처럼 백스윙에도 생각하고 체크하고 연습해야 할 일이 많은 듯합니다.

‘으쓱근’(승모근)에 힘들어가는 게 문제

백스윙이 잘 안될 때 생각해봐야 할 포인트를 네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물론 더 많이 있지만요). 우선 힘 뺄 곳을 뺐냐는 점입니다. 백스윙 때 팔과 어깨에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지 않고 팔만 들어 올려도 어깨에는 힘이 들어갑니다. 문제는 어린아이들이 율동하면서 어깨를 ‘으쓱으쓱’할 때 많이 쓰는 목 주변 근육(승모근 등)입니다. 이곳과 목에 힘이 들어갔다면 백스윙 시 목 주변과 어깨 주변이 모두 경직돼 몸통 회전을 방해하게 됩니다. 어깨 턴은 안되고 결국 팔로만 스윙하기 쉽죠.

백스윙에서 정작 힘이 빠져야 할 또 한 곳은 손목입니다(힘을 뺀다기보다는 사실 유연함 유지가 중요). 그립을 다소 꽉 잡았다 해도 손목은 왜글이 부드럽게만 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힘을 쉽게 빼려면 내가 할 수 있는 백스윙 크기를 가늠해보는 기준을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깨를 최대한 돌리고, 왼쪽 팔꿈치를 쭉 펴 백스윙톱을 만든 뒤, 그 자세로 최소 3초 이상을 버틸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백스윙톱을 만들자마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거나 위에서 말한 것처럼 승모근이 바짝 선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유연성을 개선하는 게 근본적으로는 중요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자신의 유연성 범위를 찾아 백스윙을 편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움직여선 안된다는 강박이 더 문제

‘백스윙 때 왼쪽 무릎을 잡아둬야 상체의 꼬임이 좋다’거나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시사점이 큰 말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대다수 골퍼는 너무 안 움직인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X팩터(X-factor)’ 등을 근거로 왼쪽 무릎을 그대로 잡아놓거나, 오른쪽 무릎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잡아놓는 경우입니다.

프로들은 왼쪽 무릎은 아예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든, 몸 앞으로 굽혀지든 원래 위치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오른쪽 무릎만 제대로 동작이 되면 왼쪽 무릎은 사실 어떤 동작이 나오든 큰 문제는 안됩니다. 오른쪽 무릎이 오른쪽으로 밀리지만 않으면 됩니다.

단, 회전과 꼬임에 의한 약간의 무릎 모양 변화는 생기게 됩니다. 백스윙 회전과 함께 제자리에서 살짝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게 정상인 거죠. 어깨와 몸통이 돌고 엉덩이가 돌 듯, 오른쪽 무릎도 살짝 돌아 몸 전체의 회전에 보탬이 되는 거죠. 그래야 체중이동도 자연스럽게 되고요.

머리도 ‘헤드업하지 마라’는 강박에 짓눌려 어드레스 상태 그대로 잡아놓다가 역(逆)피봇(reverse pivot)이 되고, 어깨 회전을 방해하는 경우도 너무 많습니다. 박성현도 백스윙 시 우측으로 5~7cm 미간이 돌아갑니다. 어드레스 때의 척추각이 변하지 않는 한 머리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리드미컬한 전환동작, 백스윙톱과 한 몸

마지막이 끊김 없는 백스윙톱을 만들어야 리드미컬한 ‘전환동작’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바뀌는 부분인 이 전환동작을 다운스윙의 시작으로 보는 분도 있지만, 저는 백스윙과 한 몸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백스윙톱 전후에 이 전환동작이 이미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백스윙톱에서 멈추는 ‘건널목 스윙’을 하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도 고속촬영 영상을 보면 톱에서도 멈추는 듯해 보이지만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바로 이 전환동작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헤드무게를 느끼고 활용을 잘 하는 골퍼라면 전환도 잘 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백스윙톱에서 반템포의 전환을 느껴보세요!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