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비 선방쇼' U-18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3부로 승격
18세 이하(U-18)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골리 허은비를 향해 카자흐스탄의 마지막 슈터가 돌진했다. 자칫 다리 사이로 빠질 뻔한 퍽을 허은비가 극적으로 쳐내자 벤치에 있던 한국 선수들은 헬멧을 공중에 집어 던지고 아이스링크로 쏟아져 나왔다. U-18 대표팀이 처음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순간이었다.

U-18 대표팀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스페인 하카에서 막을 내린 2019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 퀄리피케이션(4부) 대회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맞아 연장 후 게임위닝샷(GWS)까지 가는 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GWS에서 골리 허은비는 카자흐스탄 1~4번 슈터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고 한국은 1번 슈터 최시은, 2번 슈터 송윤하가 골을 넣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허은비는 이 대회 첫 경기 스페인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이끄는 등 향후 여자 아이스하키를 이끌어 나갈 재목임을 증명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디비전 1그룹 B(3부)로 승격해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영국, 폴란드, 중국과 맞붙게 됐다.

한국은 경기 시작 8분 6초만에 송윤하의 선제골로 앞서다가 15분 39초에 동점골을 헌납했다. 한국은 3피리어드 김희원의 추가골과 파워플레이에서 나온 엄수연의 골로 다시 리드를 잡았으나 경기 막판 김희원의 반칙과 교체 실수로 두 명의 선수가 링크를 비우면서 다시 동점을 허락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양 팀 각각 5명의 선수가 나서 페널티샷을 하는 GWS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엄수연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2골 3어시스트를 올려 베스트 디펜스로 뽑혔다. 김희원과 대만의 황윤추는 6골 1어시스트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