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1만5천여명 관중, 차가운 날씨에도 한반도기 흔들며 응원
일으키고 다독이고…그라운드 수놓은 남북 축구 꿈나무들의 우정
남과 북의 축구 꿈나무들이 이틀 연속 그라운드에서 서로 일으키고 다독이는 뜨거운 우정의 무대를 만들었다.

30일 강원도 춘천시 송암레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는 한국의 하나은행 선발팀과 북한의 려명축구단이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B조 개막경기에서 맞붙었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초겨울을 연상케 하는 차가운 날씨였지만 경기장에는 1만5천여명의 관중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어린 선수들을 격려했다.

저마다 우승을 향해 뜨거운 승리욕을 불태웠지만 남과 북의 선수들은 거친 반칙을 자제하고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페어플레이를 펼쳐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특히 상대의 공격을 막으려고 어쩔 수 없이 반칙하고 나서도 넘어진 선수를 향해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는 보기 좋은 장면이 이어졌다.

대회 개막 이후 두 차례 이어진 선수단 만찬 자리에서 서로 얼굴을 익히며 친분을 쌓은 터라 남과 북의 축구 꿈나무들은 그라운드에서도 우정을 이어갔다.

서로를 다독이는 모습은 전날 펼쳐진 강원도 선발팀과 4·25체육단의 A조 개막경기에서도 나왔다.

경기 도중 4·25체육단의 선수가 강하게 찬 볼이 강원도 선발팀 선수의 얼굴을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이 나왔고, 선수가 얼굴을 부여잡고 쓰러지자 두 팀 선수들이 모두 모여 걱정해주는 장면이 펼쳐지면서 관중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일으키고 다독이고…그라운드 수놓은 남북 축구 꿈나무들의 우정
이날 경기에서도 전반전 때 하나은행 선발팀의 김태윤이 골대 정면에서 넘어져 통증을 호소하자 려명체육단의 골키퍼 방위성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하는 정겨운 모습을 보여줬다.

치열한 접전 끝에 하나은행 선발팀이 2-1 승리를 따냈다.

경기가 끝난 뒤 양 팀 선수들은 서로 손을 잡고 응원석으로 함께 다가가 관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