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높이뛰기 선수들 자체가 없어…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선배 될 것"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메달' 임은지, 후배들의 어미 새가 되고 싶은 미녀 새
무심코 돌아보니 후배들은 저 멀리 떨어져 있다.

임은지(29·성남시청)는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메달을 딴 기분 좋은 순간에도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이 점점 줄고 있다.

내 뒤에 후배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기쁜 날이지만,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 여자장대높이뛰기 대회에는 4∼5명이 참가한다.

3명만 참가해 금·은·동을 나누는 대회도 있다.

임은지는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내가 메달을 따면 장대높이뛰기가 한 번 더 관심을 얻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

임은지는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4m20을 뛰어 3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 기록(4m3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때 기록(4m15)을 넘어섰다.

임은지는 인천에서 한국 여자장대높이뛰기 최초로 메달(3위)을 땄다.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을 손에 넣었다.

그는 "4년 전에는 오랜 슬럼프를 딛고 아시안게임 메달을 딴 게 정말 좋아서 기쁘기만 했다"며 "이번에도 3년 정도 재활에 전념하다 메달을 땄다.

그런데 이번에는 감정이 조금 다르다"고 했다.

임은지는 "당연히 메달 획득은 기쁘다"고 잠시 웃다가도 "나는 국내 대회에서도 후배들과 경쟁하는 꿈을 꾼다.

그런데 전에 경쟁하던 후배들도 사라졌다.

장대높이뛰기 선수 자체가 줄었다"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메달' 임은지, 후배들의 어미 새가 되고 싶은 미녀 새
임은지에게 장대높이뛰기는 '정말 재밌는 종목'이다.

그는 "한 번 장대를 잡으면 절대 놓을 수 없다.

그만큼 매력이 많은 종목"이라며 "나를 보고 어린 선수들이 장대높이뛰기에 대한 호기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최소한 임은지 덕에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 여자장대높이뛰기는 화제를 불렀다.

임은지는 "그 정도는 안 될 것 같다.

내가 먼저 장대높이뛰기 후배들을 찾아가서 도울 일을 찾아보겠다.

장대높이뛰기에 관한 일이라면 내가 앞장설 것"이라며 했다.

이어 "한국신기록(현재 4m41)을 세우면 한 번은 더 화제가 될테니, 한국 기록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4년 전보다 성숙한 것 같다"는 말에 임은지는 "저도 이제 서른 입니다"라고 웃었다.

치열한 20대를 보내며 빛나는 아시안게임 메달 두 개를 얻은 임은지는 더 빛나는 30대를 준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