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믿음 주고받으며 8강 진출
[아시안게임] '차근차근 가자' 배드민턴 남자복식 8강 최솔규-강민혁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의 막내급이던 최솔규(23·요넥스)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복식조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남자복식은 대표팀에서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맞고 있는 종목이다.

2016년 말까지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은 이용대, 유연성, 김사랑, 김기정, 고성현 등 다른 어느 나라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태극기가 세계랭킹 톱10 명단을 점령했다.

하지만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 들어선 스타 선수들은 인생 전환점을 맞아 하나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표팀의 남자복식 전력이 급격히 약해진 상태에서 최솔규는 '내가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아시안게임에 임하고 있다.

최솔규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유망주 강민혁(19·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개인전 8강에 진출하며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최솔규-강민혁은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복식 16강전에서 란키레디 사트윅 사이라즈-셰티 치라그(인도)를 2-1(21-17 19-21 21-17)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아시안게임] '차근차근 가자' 배드민턴 남자복식 8강 최솔규-강민혁
경기 후 최솔규는 "8강에 진출해 기분이 좋다.

상대가 공격과 드라이브에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해보니 더 강해서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혁이와 마지막에 집중하자고 대화를 많이 하면서 맞춰나가 이겼다"고 말했다.

배드민턴에 열광하는 인도네시아 홈 팬들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 중 자주 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솔규와 강민혁은 틈이 날 때마다 서로 가까이 다가가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다.

강민혁은 "형 말을 따라서 경기하려고 노력했다"며 "처음에는 실수가 많이 나왔지만, 형과 만들어 가면서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민혁은 올해로 국가대표 2년 차다.

초·중·고교를 같이 나온 김원호(19·삼성전기)와 함께 고등학교 3학년이던 작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강민혁은 "작년에 대표팀에 들어와서 형들의 경기를 보며 배우고 작은 대회부터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큰 대회인 아시안게임은 생각보다 더 긴장된다.

하지만 형을 잘 따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차근차근 성장하는 과정을 돌아봤다.

강민혁이 믿고 따르는 최솔규도 이번 대회에서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

최솔규는 "위에 형들이 많았을 때는 저도 배우는 입장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제가 남자복식의 맏형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동생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솔규는 혼합복식에서도 신승찬(24·삼성전기)과 짝을 이뤄 출전했지만, 32강에서 올해 전영오픈 혼합복식 우승팀인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에게 1-2(21-12 20-22 15-21)로 아쉽게 역전패하며 탈락했다.

최솔규는 "사실 혼합복식이 더 메달 가능성이 크다고 본 종목이었는데 역전패해서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남자복식이 있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시안게임] '차근차근 가자' 배드민턴 남자복식 8강 최솔규-강민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