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생애 첫 AG' 함은지 "첫 번째 결과 아쉽지만, 성장 계기로"
아쉽게 끝난 생애 첫 아시안게임을 돌아보며 함은지(21·원주시청)는 눈시울을 붉혔다.

자카르타에 도착하기 전, 메달권과는 격차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막상 순위가 갈리니 속이 상했다.

하지만 함은지는 이제 막 성인 국제무대에 밟을 내민 선수다.

한국 여자 역도의 희망이기도 하다.

함은지는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에서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58㎏급에서 인상 85㎏, 용상 118㎏, 합계 203㎏을 들어 6위에 올랐다.

경기 뒤 함은지는 합계 235㎏을 든 챔피언 궈싱쥔(대만), 226㎏의 2위 수칸야 스리수랏(태국), 218㎏을 기록한 3위 안도 미코(일본)가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특히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궈싱쥔과 스리수랏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함은지는 "처음 큰 국제대회에 나와 부담이 컸다.

준비한 걸 다 보여드리지 못해서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아픈 경험도 자산이 된다.

함은지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훈련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지금은 내 성적에 속이 상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함은지가 등장하기 전, 한국 역도 58㎏급은 서정미(27·수원시청)와 김소화(26·인천광역시청)가 양분했다.

함은지는 지난 5월 고성에서 열린 2018 전국남녀역도선수권대회 경기에서 인상 90㎏, 용상 116㎏, 합계 206㎏으로 우승하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2016년까지 53㎏급에서 뛰던 함은지는 체급을 올린 뒤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부쩍 성장하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함은지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육상 선수로 뛰었다.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육상 코치인 아버지 함승호 씨의 권유로 역도에 입문했다.

또래보다 늦게 역도를 시작했지만, 재능은 더 뛰어났다.

"이제는 아버지보다 내가 더 역도를 좋아한다"고 말할 만큼 종목에 대한 애정도 커졌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은 아쉬운 기억을 남겼다.

눈시울을 붉히던 함은지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힘을 내서 웃어 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