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키즈’ 저스틴 토머스(24)가 자신의 우상 타이거 우즈(43)가 보는 앞에서 1000만달러 짜리 ‘쩐의 전쟁’의 제왕으로 등극했다. 선데이 레드,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온 우즈는 평범한 골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토머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컨트리클럽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00만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이날 열린 최종일 4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를 덜어냈다. 앞서 열린 대회 1~3라운드에서 그는 5언더,6언더,3언더파를 줄이는 등 나흘 내내 차곡차곡 타수를 덜어내 여유롭게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2위 카일 스탠리와는 4타 차, 무섭게 타수를 줄이며 치고 올라온 공동 3위(토비용 올레센,더스틴 존슨)과는 5타 차다. 존슨과 올레센은 이날만 6타를 줄였지만 토머스로 기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토머스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3승을 신고했다. 토머스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CJ컵나인브릿지 대회와 2월 혼다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시즌 3승자도 3명(토머스,버바 왓슨,더스틴 존슨)으로 늘었다.

PGA 통산 9승째를 올린 토머스는 이로써 절친 조던 스피스,장타대왕 존슨 등과 벌여온 ‘차세대 황제’경쟁에서 자신의 이름을 한 번 더 각인할 수 있게 됐다. 존슨은 통산 19승,스피스는 통산 11승을 기록 중이다.

토머스는 특히 이날 프로 골퍼 출신인 아버지와 할아버지,외할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을 해 골프명문가의 자부심을 마음껐 과시했다. 특히 티오프 직전 아버지가 퍼팅 코치로 나서 3~4m짜리 퍼팅 연습을 오랫동안 해 갤러리의 눈길을 끌었다.

우즈는 붉은 티셔츠를 입고나왔지만 자존심 회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3오버파를 친 3라운드에 이어 마지막날에도 3타를 잃었다. 이븐파 공동 31위.버바 왓슨,케빈 나, 패튼 키자이어,알렉스 노렌, 폴 케이시 등이 우즈와 같은 공동 31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즈의 시작은 설레임을 갖기에 충분했다. 첫 두 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나왔던 샷 난조와 퍼트 불안이 다시 도졌다. 그래도 전반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덜어냈다. 하지만 후반에는 마음이 급했는지,버디 3개,보기 3개,더블보기 2개로 롤러코스터같은 기복을 드러냈다. 그나마 마지막 18번홀에서 4m짜리 버디 퍼트를 떨궈 ‘유종의 미’를 거뒀다.우즈는 이 대회에서 8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자신의 마지막 우승인 통산 79승째를 올렸다. 1,2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치며 통산 80승째를 기대케 했지만 결국 뒷심부족과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우즈는 이번 주 열리는 제 100회 PGA챔피언십에 다시 출전해 열 다섯번째 메이저 우승컵 사냥에 나선다.

김시우는 1타를 추가로 덜어내 공동 10위로 대회를 끝마쳤다. 올 시즌 시즌 다섯 번째 ‘톱 10’진입이다. 토니 피나우, 제이슨 데이, 이언 폴터가 김시우와 같은 공동 10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안병훈도 마지막 날 1타를 줄여 4오버파 공동 57위로 대회를 끝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세계랭킹 기준으로 71명이 출전했다. 우승상금은 166만달러다. 커트 탈락은 없이 꼴찌까지 4만달러가 넘는 상금을 가져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