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에이스’ 해리 케인(25·토트넘·사진)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서 16강까지 넣은 골은 무려 6골.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지난 40년간 월드컵에서 6골 이상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8골을 기록한 호나우두(브라질)가 유일하다.

케인의 잉글랜드는 7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사마라 아레나에서 열리는 월드컵 8강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케인은 이 경기에서 1골만 추가하면 32개 팀이 본선에 오르기 시작한 1998 프랑스 대회 이후 호나우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7골 이상을 넣은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이후 두 경기가 더 남아 있어 호나우두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케인이 골을 넣고 잉글랜드가 결승까지 올라가면 48년 만에 ‘두 자릿수 골’ 득점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다.

모두가 잉글랜드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다. ‘베트365’를 비롯한 외국 주요 도박사이트는 잉글랜드가 승리할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더 낮은 배당률을 책정했다. 잉글랜드 언론은 ‘만약 잉글랜드가 우승한다면’이라는 헤드라인까지 내건 상황이다. 선수들의 이름값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독일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케인의 몸값을 1억5000만유로(약 1958억3550만원)로 평가했는데, 이는 간판 공격수 에밀 포르스베리(27·라이프치히)를 포함한 스웨덴 선수단 전체(1억1975만유로·약 1563억7194만원)를 훌쩍 웃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스웨덴은 골 넣기 어려운 팀으로 평가받는다. 스웨덴은 대한민국이 속했던 ‘죽음의 조’ F조를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16강전에선 까다로운 스위스를 1-0으로 꺾었다. 스웨덴은 조별리그 독일전에서 2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곤 지난 3경기에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그물 수비’를 펼쳤다. “(스웨덴과의 경기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 스웨덴은 내가 크게 존경하는 팀”이라고 말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의 발언이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닌 이유다.

역대 전적에서 잉글랜드가 유난히 스웨덴에 약했다는 점도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잉글랜드는 1968년 이후 43년 동안 치른 10경기(7무 3패)에서 스웨덴을 한 차례도 꺾지 못했다.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스웨덴과 만나 모두 패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