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선수권 연속 5언더파 최고웅 "퍼터 색깔만 바꿨는데…"
최고웅(31)은 지난해 11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투어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데뷔 5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최고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었지만, 올해 치른 7개 대회에서 딱 한 번 20위 이내에 들었을 뿐 하위권을 맴돌았다.

퍼트가 작년과 달리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말부터 디스크 증세가 악화해 이달 들어 치른 3개 대회에서 컷 탈락 한 번에 두 번은 꼴찌였다.

29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 남·서코스(파70)에서 열린 제61회 KPGA선수권대회 2라운드에서 최고웅은 5언더파 65타를 쳤다.

1라운드 65타에 이어 2라운드 연속 5타씩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130타로 반환점을 돈 최고웅은 순위표 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1라운드를 폭우 때문에 10개홀 밖에 돌지 못해 이날 26개홀을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 최고웅은 "허리 통증은 재활 운동에 주력한 덕에 사라졌다"면서 "잃었던 퍼트 감각이 살아나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최고웅은 이번 대회에 새 퍼터를 들고 나왔다.

쓰던 퍼터와 다른 점은 색깔뿐이다.

전에는 헤드가 검은색이었는데 이번에는 로즈 골드 색 헤드 퍼터를 선택했다.

최고웅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봐서 기분 전환 삼아 바꿨다.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최고웅은 이 퍼터로 이틀 동안 버디 12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그는 "원래 3∼5m 거리 퍼트를 잘 넣었다.

오늘은 거의 그 거리의 퍼트가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다음 달이면 아내가 첫 번째 아들을 출산한다는 최고웅은 "아버지가 된다는 생각에 더 어깨가 무거워지는 건 사실"이라면서 "아직 2라운드밖에 끝나지 않아서 뭐라 말할 건 아니지만 3라운드를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47년 만에 같은 시즌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대회 석권을 노리는 한국오픈 챔피언 최민철(30)은 이틀에 걸쳐 코스레코드를 완성하며 선두권을 달렸다.

전날 10번홀까지 6개홀 연속 버디를 때리며 6언더파를 쳤던 최민철은 이날 오전 6시40분에 잔여 경기에 나서 18번홀까지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적어냈다.

1라운드를 9언더파 61타로 마쳐 종전 코스레코드(62타)를 1타 경신한 최민철은 그러나 45분 휴식 후 나선 2라운드에서는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에 그쳤다.

2라운드 합계 9언더파 131타로 최고웅에 1타 뒤진 최민철은 "날씨까지 더워 체력이 고갈돼 집중력이 떨어졌다"면서 "47년 만에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대회 석권이라는 기록을 세울 기회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압박감이 없지 않지만 즐기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보다는 코치 역할에 더 중점을 두는 베테랑 모중경(47)도 5언더파 65타의 맹타를 때려 최고웅에 1타 뒤진 9언더파 131타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