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천재’ 김효주(23·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총상금 500만달러)에서 6타 차를 따라 잡았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효주는 4일(한국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쇼얼크리크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기록해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그는 동타를 기록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14, 18번홀 성적을 합산해 승부를 가리는 첫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이어진 14번홀에서 비긴 뒤 다시 열린 18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파를 기록한 쭈타누깐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김효주는 2016년 2월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 우승 후 2년 4개월 만에 LPGA투어 개인 통산 4승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태극낭자의 이 대회 10승이라는 대업도 내년 대회로 미뤄졌다.

결과는 아쉽지만 김효주는 이번 대회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그는 2014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비회원 자격으로 참가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015년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건너간 미국 무대에서 데뷔 시즌 JTBC 파운더스컵 정상에 오르며 우승을 추가했다. ‘예술의 경지에 오른 스윙’을 가지고 있다는 평과 함께 LPGA투어를 휩쓸 천재로 주목됐다.

하지만 이후 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경기력은 기복이 있었고 2016년 LPGA투어 개막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을 끝으로 침묵했다. 올 시즌에는 8개 대회에서 세 차례 커트 탈락을 하는 등 최고 성적은 공동 24위에 그쳤다.

이번주 김효주의 경기력은 전성기에 가까웠다. 특히 최종라운드에선 페어웨이를 단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버디만 5개를 잡으며 쭈타누깐을 추격했다.

김효주가 쫓아가자 6타 리드를 안고 경기한 쭈타누깐이 흔들렸다. 쭈타누깐은 버디를 6개나 잡았지만 보기 4개와 트리플 보기 1개로 되레 1타를 잃었고 결국 김효주와 연장전까지 가야했다.

연장 네 번째 홀에서 김효주는 그린 앞 벙커에서 친 세 번째 샷이 홀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떨어졌다. 반면 홀 주변 벙커에서 샷을 한 쭈타누깐은 홀 옆에 공을 붙였다. 김효주의 퍼트가 빗나갔고 쭈타누깐의 퍼트는 들어가며 희비가 엇갈렸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 통산 9승이자 메이저대회 2승째를 수확했다. 또 태국 선수로는 이 대회 처음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박인비(30·KB금융그룹)는 이날 3타를 잃어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 9위를 기록했다. 김지현(27·한화)이 이븐파 288타 공동 10위, 고진영(23·하이트진로)이 1오버파 289타 공동 17위에 자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