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연습벌레 누나, 우승할 줄 알았죠"
“누나의 정신력은 정말 닮고 싶어요.”

2018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에서 19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호주 동포 이민지(22)의 친동생 이민우(19·사진)가 누나의 우승 소식을 접한 뒤 한껏 들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민우는 호주 국적 선수로는 처음 US주니어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누나 이민지와 함께 주니어 챔피언십 최초의 ‘남매 챔피언’이기도 하다.

이민우는 28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민지라는 선수의 동생이라는 건 정말 좋은 자극제인 것 같다”며 “누나는 평소 연습장에서 6~7시간 있어 이번 우승이 그리 놀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나(이민지)는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는데, 압박감이 심한 최종라운드에서도 그 스윙을 유지한다”며 “누나의 퍼터가 뜨거워지는 날엔 우승이 찾아온다”고 덧붙였다.

두 남매는 1996년 호주 퍼스에서 클럽 챔피언을 지낸 아버지 이수남 씨와 티칭 프로인 어머니 이성민 씨로부터 남다른 DNA를 물려받았다. 남매에게 수영과 골프 외에도 태권도,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게 했다. 남매에게 스스로 장래를 선택하게 했고 이민지와 이민우 모두 골프를 택했다. 이민우는 “누나와 나는 골프를 선택했고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매주 세계를 돌아다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올해 말 프로 전향을 앞둔 이민우는 전날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했다. 300m에 육박하는 드라이브 비거리를 앞세워 공동 15위에 오르며 프로선수들을 긴장하게 했다.

이민우는 “한국에서 참가한 첫 대회였는데 스코어가 좋진 않았지만 몇몇 장면은 만족할 만했다”며 “나도 누나처럼 미국에 진출해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