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9개 잡고 7언더파…장하나·최혜진·이정은 4언더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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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한결 차분해진 덕에 타수를 잃어도 무너지지 않아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김지영(22)은 투어에서 알아주는 장타자다.

지난해에는 장타 2위(평균 259.6야드)에 올랐고 올해는 8위(평균 259.3야드)를 달린다.

김지영은 이런 장타를 앞세워 신인 시즌에 두차례 준우승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작년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거두는 등 유망주로 꼽혔다.

하지만 어드레스를 하자마자 곧바로 백스윙에 들어가 전광석화처럼 휘두르는 빠른 스윙 탓에 실수가 잦았다.

실수로 타수를 잃으면 또 다른 실수가 이어지면서 무너졌다.

26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크리스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김지영은 무려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때려 공동 선두에 나섰다.

눈에 띄는 것은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낸 뒤 곧바로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냈다는 사실이다.

16번홀까지 보기없이 버디 8개를 뽑아내며 신바람을 내던 김지영은 17번홀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트린데 이어 세번만에 그린에 올라와 5m 보기 퍼트를 넣지 못했다.

김지영은 "18번홀 티박스에서 올라왔을 때 17번홀 실수를 마음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3번 우드 티샷에 이어 90m를 남기고 홀 옆에 떨구는 정교한 웨지샷으로 가볍게 버디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한 김지영은 "올해부터 멘털 코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작년과 달리 차분해졌다"고 밝혔다.

김지영은 멘탈 코치를 받으면서 스윙 템포도 느려졌고 그 덕에 샷 실수도 한결 적어졌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이날 17번홀 더블보기를 금세 잊었듯 크게 타수를 잃은 실수를 마음에 담아두지 않게 됐다.

지난 21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2라운드 때는 첫 홀에서 쿼드러플보기로 4타를 한꺼번에 잃고도 차분하게 5타를 줄여 1언더파로 경기를 끝내기도 했다.

김지영의 멘탈을 이렇게 차분하게 만들어준 건 코칭 심리 전문가 정그린(36) 박사다.

원래 기업 최고경영자 심리 코칭으로 유명했지만 올해부터 김지영을 비롯한 운동 선수 심리 코치를 시작했다.

김지영은 이날 대부분 파4홀에서는 웨지로 두번째샷을 치는 장타력에 퍼트까지 쏙쏙 빨려들어가면서 거침없이 타수를 줄였다.

2번홀(파4)에서는 15m 버디 퍼트가 들어가는 행운도 겹쳤다.

26개의 퍼트만으로 18홀을 마친 김지영은 "워낙 퍼트 감각이 좋아서 과감한 퍼트를 했던 게 통했다"면서 "오늘 같은 퍼트 감각이라면 내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올해 목표를 메이저대회 우승을 포함해 3승으로 잡았다"면서 시즌 첫 메이저대회부터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민송(22)과 임은빈(21)도 7언더파 65타를 쳐 김지영과 함께 공동 선두에 나섰고 박지영(22)이 6언더파 66타로 뒤를 이었다.

상금랭킹 1, 2위 장하나(26)와 최혜진(19), 그리고 작년 전관왕 이정은(22)은 나란히 4언더파 68타를 쳐 무난하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