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마스터스 초대 둘러싸고 '천당과 지옥'…마지막 남은 티켓 거머쥐어
폴터, 마스터스 출전권 극적 획득…휴스턴 오픈 우승
관록의 이언 폴터(42·잉글랜드)가 남자골프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폴터는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클럽(파72·7천44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휴스턴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으며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폴터는 신예 보 호슬러(미국)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특히 17번 홀까지 호슬러에게 1타 차로 밀리다가 18번 홀(파4)에서 약 6m 거리 버디를 극적으로 잡아내며 연장전 기회를 만들었다.

폴터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18번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폴터는 파를 기록해 승리했다.

반면 호슬러는 티 샷과 두 번째 샷이 연달아 벙커에 빠지고, 세 번째 샷은 워터헤저드에 들어가는 등 어려움을 겪다가 트리플 보기에 그쳐 연장 역전패를 당했다.

시즌 첫 승과 마스터스 출전 꿈도 깨졌다.

유럽프로골프 투어를 오가며 뛰고 있는 폴터는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2012년 4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려 6년 만의 우승이다.

특히, 폴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현지시간 오는 5일 개막하는 첫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폴터는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랭킹이 51위로 50위 이내까지 주어지는 마스터스 초대장을 간발의 차로 받지 못했었다.
폴터, 마스터스 출전권 극적 획득…휴스턴 오픈 우승
이 때문에 마음고생도 했다.

폴터는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 기간에 취재진에게서 "8강에 진출했으므로 마스터스 출전이 확정된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들었다.

사실은 8강에서도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폴터의 기쁨은 순식간에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이런 혼란스러움에 흔들린 폴터는 8강전에서 케빈 킨스너(미국)에게 8홀 차이로 대패해 4강에 오르지 못했다.

폴터가 그 이상의 성적을 거뒀더라면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어 실제로 마스터스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폴터는 "지난주에는 고통스러웠다. 여기에 오려니 피곤했다. 목요일(1라운드)에는 좌절했다. 최선의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폴터는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로 맹타를 날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그저 골프를 치고, 결과는 지켜보자"고 마음을 바꿔 먹은 결과였다.

하지만 4라운드에도 위기가 있었다.

호슬러가 후반 12∼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폴터를 앞지른 것이다.

그러나 폴터는 18번 홀 버디로 호슬러를 다시 따라잡았고, 침착하게 연장전에 임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우승컵은 올해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초대장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말 세계랭킹이 50위 밖으로 떨어졌을 때 "마스터스 출전권은 내년에 따겠다"며 여유를 보였고, 이번 우승으로 허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관절염으로 고생하다가 2016년 수개월 휴식하기도 했던 폴터는 우승의 영광을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아내에게 돌렸다.

그는 "지난 수년간 아내는 바위처럼 내 곁을 든든하게 지켰다. 아내 덕분에 내가 여기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폴터, 마스터스 출전권 극적 획득…휴스턴 오픈 우승
이미 마스터스 출전을 확정하고 경기 감각 조율에 나선 조던 스피스(미국)가 이날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공동 6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필 미컬슨(미국)은 마지막 날 5타를 줄이며 공동 24위(10언더파 278타)를 차지했다.

3년 연속 마스터스 출전을 노렸던 안병훈(27)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하며 재미교포 한승수와 함께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재미교포 제임스 한과 존 허는 9언더파 279타로 나란히 공동 32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