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6위·한국체대)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가 다시 격돌한다.

정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파블로 쿠에바스(34위·우루과이)를 2-0(6-1, 6-3)으로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올해 출전 5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이다. 페더러도 이날 제러미 샤르디(100위·프랑스)를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정현과 페더러의 맞대결은 지난 1월24일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정현은 당시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 등 세계 최정상 선수를 연달아 격파하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승 길목에서 맞닥뜨린 페더러에게 2세트 도중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16강전에서 이미 터졌던 발바닥 부상이 악화해 경기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정현은 “최고의 몸 상태로 경기하지 못한다면 상대 선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깔끔하게 기권을 선언했다.

이번이 당시의 아쉬움을 설욕할 호기다. 정현은 올해 5개 대회 연속으로 8강에 오르는 등 최상의 기량과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 3회전에서는 강적 토마시 베르디흐(15위·체코)를 2-0(6-4, 6-4)으로 꺾었다. 정현이 두 번 상대해 모두 패했던 강호다. 16강전에서 만난 쿠에바스 역시 2016년 세계랭킹 19위까지 올랐던 통산 6승의 강호다.

페더러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호주오픈 우승 이후 세계 1위를 탈환한 뒤 지난달 로테르담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려 37세의 나이가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현과 페더러의 ‘진검승부’는 16일 열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