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첫날 크로스 상지장애 부문 22명 중 21위로 마쳐
박항승 "스타트하면서 실수…뱅크드슬라롬서 메달 따겠다"
최석민 "후회는 없다…2차 레이스서 욕심부린 게 아쉽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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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한 한국 선수 36명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스노보드 국가대표 박수혁(18)이 패럴림픽 데뷔전을 마쳤다.

박수혁은 1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상지장애(SB-UL) 부문 경기에 나섰지만 전체 22명의 선수 중 21위에 그쳤다.

같은 종목에 참가한 박항승(31)이 1차 레이스에서 실격하는 바람에 박수혁은 패럴림픽 첫 무대에서 최하위를 면했다.

박수혁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는 선천성 지체장애를 가졌다.

생후 18개월부터 지체장애 뇌 병변 시설인 SRC보듬터(경기도 광주)에서 키워진 박수혁은 15살이던 2015년부터 스노보드를 시작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뽑은 이번 대회에서 주목 10대 선수에 포함됐다.

박수혁은 작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스노보드 서던헤미스피어컵과 월드컵 뱅크드슬라롬에서 각각 11위를 차지했다.

이번 안방 대회는 2022년 베이징 대회 등을 겨냥해 경험을 쌓기 위한 무대다.

그는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만족스럽다. 레이스 초반에 실수가 나왔지만 두 번째 주행을 실수 없이 마쳤다는 것에 만족한다"면서 "한국에서 하는 패럴림픽 무대에 섰다는 것이 기쁘다.

최연소라고 하니 많은 외국인 선수들도 스노보드를 타는 선수로서 많이 알아봐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꼭 메달을 따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도전 의지를 밝혔다.

같은 부문에 참가했던 박항승은 1차 레이스 실격 탓에 최하위를 첫 경기를 마쳤다.

박항승은 "부상 트라우마가 있어서인지 웨이브와 테이블이 있는 코스를 완벽하게 넘지 못하고 실수가 나왔다"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박수혁 "베이징에선 메달 따겠다"
네 살 때 교통사고 오른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은 박항승은 이날 응원 온 아내 권주리씨와 스키장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선수.
그는 "아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금메달인 것은 확실하다"며 웃은 뒤 "그래도 16일 열리는 뱅크드슬라롬은 내 주 종목인 만큼 꼭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릎 아래가 불편한 선수들이 참가한 하지장애(SB-LL2) 종목에 나선 최석민(49)은 전체 20명의 선수 중 19위에 머물렀다.
대표팀 막내 박수혁 "베이징에선 메달 따겠다"
최석민은 경기 후 "능력의 한계가 있지만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면서 "다만 2차 레이스에서 속도를 5초 이상 줄이려고 욕심을 낸 게 실수를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석민은 19세 때 교통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잃은 후 낚시에 빠져 15년간 배스 낚시 프로로 낚시왕에 올랐던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스노보드를 접하고 피가 끓는 느낌이어서 열심히 했는데, 이제 우리 나이 50세로 인생 2막을 맞은 만큼 내 열정을 이끄는 걸 찾아보겠다"면서도 "남은 뱅크드슬라롬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