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전에 대한민국 이상호가 한국 스키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전에 대한민국 이상호가 한국 스키 역사상 처음으로 진출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스키가 1960년 스쿼밸리대회 올림픽 첫 도전 이래 58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은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한 이상호(23·한국체대). 이상호는 이날 결승전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 0.43초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58년 만에 한국 스키의 꿈 같은 염원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한국 스키가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것은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대회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알파인 스키에 임경순, 크로스컨트리에 김하윤이 나갔지만 순위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1953년 휴전 이후 7년밖에 지나지 않았던 때라 국내에서는 스키를 구경하기도 어려웠던 시기였다. 임경순은 회전 40위, 활강 61위를 기록했고 대회전에도 출전했지만 실격됐다.

활강은 출전 선수가 63명이었는데 완주한 선수 중에서는 임경순이 최하위였다. 기록이 3분 34초 4였고 당시 1위를 차지한 프랑스 선수의 2분 06초 0과는 1분 28초 차이가 났다.

회전에서도 임경순은 완주 선수 중 최하위였고 1, 2차 시기 합계 4분 56초 1이었다. 역시 1위 선수의 2분 08초 9와는 어마어마한 차이였다. 또 김하윤은 크로스컨트리 남자 15㎞에서 1시간 15분 26초 5를 기록하며 최하위인 54위에 올랐다. 우승 기록이 51분 55초 5였으니 25분 가까이 뒤처진 셈이다.

이번 평창을 통해 동계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나라들의 성적이 대부분 하위권인 것처럼 당시 우리나라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1960년 스쿼밸리 대회 이후 우리나라는 올해까지 58년간 올림픽의 문을 두드렸지만 메달권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30위 벽을 깬 것은 1988년 캘거리 대회로 당시 알파인 스키 남자 회전에서 강낙연, 남원기, 박재혁이 나란히 27, 28, 29위를 했다.

같은 대회 크로스컨트리 남자 40㎞ 계주에서는 15위에 올랐으나 참가국이 16개 나라였기 때문에 순위 자체에 의미는 크지 않았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허승욱이 알파인 스키 남자 회전 21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 8위로 사상 최초의 10위권 벽을 깼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스키점프 남자 단체전에는 13개 나라가 출전한 바 있다. 2014년 소치 대회 모굴에서 최재우가 10위로 12명이 겨루는 2차 결선에 올랐으나 2차 결선 도중 넘어지면서 실격된 것이 한국 스키 개인전에서 남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최재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똑같이 12강인 2차 결선까지 오르고도 또 넘어지는 바람에 6명이 진출하는 최종 결선에는 나가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