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더블 이기정과 쌍둥이…리드 드로 성공률 2위 "장래도 밝아"
'컬링스타' 이기복 "계속 응원과 관심 가져주세요"
'컬링스타' 이기복 "계속 응원과 관심 가져주세요"
남자컬링 대표팀의 막내 이기복(23)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웬만한 스타 부럽지 않은 인기를 받고 있다.

남자컬링 대표팀은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8차전에서 스위스를 8-7로 제압한 뒤 팬들의 열띤 응원과 박수를 받았다.

김창민 스킵과 오은수, 성세현, 이기복, 김민찬 등 선수들은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그중 이기복은 관중석에 셔츠를 던져주며 응원에 보답했다.

팬들을 향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남자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마치 가요 프로그램 객석에서 볼 수 있는 '이기복' 이름이 크게 적힌 플래카드가 등장하고는 한다.

이기복이 처음부터 셔츠 선물 세리머니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다.

외국인 지도자인 밥 어셀(캐나다) 코치가 이기복에게 "저렇게 많은 응원을 주시는 팬들에게 인사하라"며 자신의 셔츠라도 던져주라고 한 것이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기복은 "제 셔츠를 준비하지 못해서 코치님 셔츠를 던져 드렸다.

옷을 받은 분은 옷이 너무 커서 놀라실 것이다"라며 쑥스러워했다.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를 묻자 이기복은 "동생이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았었기 때문에 저에게 더 많은 관심을 둬 주시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기복은 믹스더블(혼성 2인조) 국가대표 이기정의 쌍둥이 형이다.

이기정은 장혜지와 함께 출전한 믹스더블에서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유쾌한 입담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컬링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기정-장혜지가 띄운 분위기는 그대로 4인조 컬링을 향한 열기로 이어졌다.

특히 이기정과 똑같이 생긴 선수가 남자컬링에 출전한다는 소식에 이기복은 올림픽 데뷔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컬링스타' 이기복 "계속 응원과 관심 가져주세요"
하지만 단순히 '동생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기복은 남자컬링에서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지는 '리드' 역할을 맡고 있다.

이기복의 드로(Draw) 성공률은 88%로 덴마크의 올리베르 두폰트(89%)를 바짝 쫓는 2위를 달린다.

또 자신의 샷이 끝나면 세컨드, 서드, 스킵이 스톤을 던질 때마다 스위핑을 한다.

스위핑을 많이 하는 탓에 이기복은 경기 후 늘 팔에 찜질 도구를 착용한다.

임명섭 코치는 "어린 선수치고 자기 몫을 잘한다"고 대견해 했다.

주장 김창민은 "처음 올림픽에 나와서 세계 정상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도 아니고, 월등히 앞서고 있다.기복이와 기정이가 있어서 우리나라 컬링 장래가 정말 밝다"고 말했다.

이기복은 "형들이 잘 만들어주신 결과"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기복은 "컬링이 비인기 종목이고, 많이 모르시는 특이한 종목인데 많은 관심을 둬 주시니 컬링 하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다"며 "다른 모든 선수에게 관심을 주시면 좋겠다.또 계속 응원과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이기복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임명섭 코치는 "5분만 찍고 와"라며 이기복에게 기념사진을 찍을 시간을 줬다.

이기복은 허리를 굽혀 자원봉사자들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눈을 맞추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