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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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이 나올 경기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경기는 역시 한일전이다.

15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여자컬링 예선 2차전도 선수들의 열정만큼 응원 열기 또한 뜨거웠다.

설 연휴 첫날임에도 평소보다 많은 한국 관중이 들어찼고 대형 태극기, 작은 태극기가 관중석에서 물결을 쳤다.

좋은 샷이 나올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고, 일본이 선전할 때는 탄식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다른 나라와의 경기 때는 거의 들리지 않던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함성도 여러 차례 울려 퍼졌다.

경기도 하남에서 올림픽을 보기 위해 딸 하은이와 함께 강릉을 찾았다는 김진원(36)씨는 "하은이가 학교에서 컬링 체험을 해보더니 경기를 보고 싶다고 해서 오게 됐다"며 "오전 캐나다전도 있었으나 한일전을 보고 싶은 마음에 이 경기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아무래도 한일전이어서 다들 응원을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선수들도 한일전답게 흥미진진한 경기를 펼치는 듯하다"고 전했다.

한국이 9엔드 역전을 허용하며 결국 5-7로 패하자 관중들은 아쉬운 한숨을 가득 토해냈다.

하지만 끝까지 열심히 한 선수들에게 바로 열렬한 격려의 갈채를 보냈다.

한국 선수들은 비인기 종목인 컬링에 쏟아지는 관심과 응원에 늘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왔다.

김경애는 경기 후 "컬링이 비인기 종목임에도 관중 분들이 컬링을 많이 아는 것처럼 응원해주셨다"며 "테이크, 드로우 등 기본 샷에도 호응을 많이 해주시니 힘이 많이 났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 일본 국기도 관객석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일본 관중은 수가 많지 않은 만큼 한국 관중처럼 열광적으로 응원하지는 않았다.

다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일본이 좋은 샷을 할 때마다 가볍게 국기를 흔들어 보였다.

상대편이었지만, 일본팀 또한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의 모토하시 마리는 "일본은 컬링 경기장이 조용한데 한국은 흥겨운 분위기여서 좋았다"며 "한국이 홈그라운드니 열띤 응원은 당연하고, 우리가 좋은 샷을 했을 때도 박수를 쳐주셔서 한국에 많이 치우친 응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