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설상종목 일정변경·기량저하 속출…"대자연을 다루는 것"
외신 "바람·얼음·추위… 너무 '겨울 같은' 평창올림픽"
추울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한겨울에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추위를 우려하던 외신이 급기야 "너무 겨울 같다"는 독특한 평을 내놨다.

AP통신은 13일 "동계올림픽은 물론 추워야 하지만, 이 정도로 추워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바람과 얼음 알갱이 때문에 스노보드 선수들은 똑바로 서 있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고의 스키 점퍼들은 거센 바람에서 빙빙 돌고 있고,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사격을 똑바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대회에 알맞은 조건이 아니라고 느끼는 선수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온은 시속 70㎞로 불어 더 춥게 느껴지는 바람과 함께 더 내려가고, 조직위원회는 일정을 바꾸고, 오들오들 떠는 관객들은 일찍 경기장을 떠난다"고 평창의 추위를 설명했다.

평창의 추위는 실제로 대회 일정은 물론 선수들의 기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2일 있었던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결선은 예정보다 75분 늦게 시작했다.

결선에 진출한 50명 중 41명이 경기 중 넘어지거나 경기를 포기했다.

미국 스키·스노보드협회 타이거 쇼 회장은 "하늘에 떠 있는데 시속 50㎞의 바람이 옆으로 불면 절대적으로 겁이 나고 무섭다"고 말했다.

스노보드보다 훨씬 높이 나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고충이 크다.

백전노장 가사이 노리아키(46·일본)는 "점프대 정상에서 바람의 소음이 믿을 수 없을 정도였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추웠다"며 "월드컵에서 이런 추위는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분명히 경기가 취소될 거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외신 "바람·얼음·추위… 너무 '겨울 같은' 평창올림픽"
AP통신은 그러나 "물론 동계스포츠 관계자들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며 과거 다른 동계 국제대회에서도 날씨가 변수였다고 전했다.

2007년 스웨덴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대회의 경우 강풍으로 첫 사흘간 경기가 없었다.

1993년 일본 대회에선 남자 슈퍼대회전이 끝내 열리지 않았다.

만약 기온이 따뜻하다면 더 큰 문제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은 눈이 아니라 비가 오는 바람에 알파인 경기에 차질이 생겼다.

1995년 스페인 알파인스키 세계선수권대회는 눈 부족 사태로 아예 대회 전체 일정이 변경됐다.

미국 남자 알파인스키 대표팀의 조노 맥브라이드 코치는 "이는 불행이든 다행이든 모두 동계스포츠의 일부인 복잡한 퍼즐"이라며 "우리는 대자연을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 "바람·얼음·추위… 너무 '겨울 같은' 평창올림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