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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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체기를 거친 일본 스피드스케이팅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8년 만의 메달로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의 간판스타 다카기 미호(24)는 1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1,500m에서 1분54초55의 기록으로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1분54초35)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은 일본 스피드스케이팅은 2010년 밴쿠버 대회(은메달 2개·동메달 1개) 이후 8년 만에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특히 다카기는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최초로 개인 종목 은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1998년 나가노 대회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 시미즈 히로야스를 필두로 가토 조지, 나가시마 게이치로 등 남자 단거리 스타들이 이끌던 일본 빙속은 '후계자'를 발굴하지 못한 결과 소치에서 쓰린 속을 달랬다.

그러나 소치올림픽 당시에도 만만찮은 실력으로 평가받던 여자 팀추월을 시작으로 다시 국제무대 공략에 나섰다.

최근 들어서는 다카기와 고다이라 나오(32)를 쌍두마차 삼아 상당한 수준의 전력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중상위권 수준의 스케이터이던 고다이라가 뒤늦게 기량을 만개하며 전성기를 열었고, 주니어 무대의 유망주이던 다카기가 2016년을 기점으로 잠재력을 꽃피우며 신구 조화를 이뤘다.

평창올림픽에서 일본 빙속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지배'하는 네덜란드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이날도 다카기가 출전하기 직전까지 이레인 뷔스트, 마릿 레인스트라(1분55초26), 로터 판베이크(1분55초27) 등 네덜란드 선수들이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할 태세였다.

마지막 조에서 출발한 다카기가 2위의 기록을 냄으로써 여자 3,000m에 이어 네덜란드가 시상대를 두 차례 정복하는 것을 막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