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감독과 야거, NHL 피츠버그 2년 연속 우승 당시 한솥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백지선(51·영어명 짐 팩)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야로미르 야거(46)와 재회가 무산된 것을 아쉬워했다.

백 감독은 12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대표팀의 둘째 날 공식 훈련을 지휘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백 감독은 야거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불발에 대해 "솔직히 말하면 우리 팀에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야거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백 감독은 서울에서 태어나 한 살 때 캐나다에 이민 간 교포 출신이다.

1985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신인 드래프트에서 피츠버그 펭귄스의 지명을 받은 백 감독은 1990-1991시즌에 한국인 최초로 NHL 무대를 밟았다.

오랜 마이너 시절을 거쳐 피츠버그 라커룸의 한 자리를 차지한 백 감독은 바로 옆자리를 NHL에 갓 데뷔한 신인 선수와 쓰게 됐다.

훗날 NHL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한 그는 바로 그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야거였다.

백 감독은 야거와 2년 연속 스탠리컵 우승을 들어 올렸으나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백 감독은 1993-1994시즌 도중 로스앤젤레스 킹스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부상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일찍 은퇴를 선택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5일 체코와 평창올림픽 첫 경기를 치른다.

때마침 야거가 NHL 24시즌 경력을 마감하고 체코의 고향 팀으로 복귀하면서 NHL이 불참하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백 감독과 야거가 감독 대 선수로 맞대결을 펼칠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야거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예전과 같은 기량을 펼친다는 확신이 있다면 올림픽에서 뛸 수 있겠지만, 현재 나는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대표팀 복귀설에 고개를 저었다.

백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야거를 잘 안다"며 "야거가 만약 뛰었다면 체코전은 파벨 댓숙, 일리야 코발축이 뛰었던 지난 10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와 평가전과 비슷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거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와 뛴다면 우리 선수들에게는 환상적인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백 감독은 첫 경기 상대인 체코에 대해 "체격이 좋고, 빠르고, 기술이 좋다. 좋은 팀"이라며 "안양 한라의 체코 출신 감독인 패트릭 마트리텍 감독으로부터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계속된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이 올림픽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정도의 체력과 정신력을 길렀다"며 "남은 시간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