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가 12일(현지시간) 열린 PGA챔피언십 3라운드 3번홀에서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탓인지 생수를 들이켜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던 스피스가 12일(현지시간) 열린 PGA챔피언십 3라운드 3번홀에서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은 탓인지 생수를 들이켜고 있다. AFP연합뉴스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어렵네요.”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미국)가 고개를 떨궜다. 미국프로골프(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에서다.

스피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7600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71타를 쳤다. 3라운드 합계 3오버파를 기록한 스피스는 7언더파 단독 선두인 케빈 키스너(미국)와 10타 차이로 벌어졌다. 최연소·최단기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달아 제패했다. 이어 올해 브리티시오픈 트로피까지 들어올리며 메이저 3승을 거뒀다. 4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PGA 챔피언십 트로피만 수집하지 못했다. PGA챔피언십에서 얻은 가장 좋은 성적은 2015년 준우승이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예선탈락했다. 스피스는 3라운드를 마친 뒤 “이 대회가 (그랜드 슬램 대회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 같다”며 “최근 몇 년간 이 대회 성적이 별로였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타이거 우즈가 쌓아올린 최연소·최단기 커리어 그랜드 슬램 기록을 모두 넘지 못했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 1999년 PGA챔피언십, 2000년 US오픈과 디오픈을 잇달아 제패하며 역대 최단 기간인 3년 만에 최연소(만 24세7개월)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스피스도 악명 높은 ‘그린 마일(16~18번홀)’의 덫을 피해 가지 못했다. 처음엔 전반 14번(파4)부터 16번홀(파4)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18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한 뒤 후반 1번(파4), 4번(파3), 7번홀(파5)에서 잇달아 보기를 내주며 상승세가 급격히 꺾였다.

세계랭킹 7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희생자가 됐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 공동 3위를 달리며 우승경쟁을 벌였던 그는 3라운드 16번홀까지 중간합계 5언더파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하지만 17번홀 보기에 이어 18번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이븐파(공동 16위)로 뒷걸음질 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도 3개의 그린마일 홀에서만 4타를 잃고 최하위권인 공동 64위로 미끄럼을 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