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한 안병훈이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GC에서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어프로치 칩샷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한 안병훈이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GC에서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어프로치 칩샷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경주 형이 얼마나 골프를 잘했던 건지 이제 알 것 같아요.”(왕정훈)

‘꿈의 무대’ 마스터스의 벽은 높았다. ‘이변’을 기대하며 오거스타의 문을 처음 두드렸던 김시우(22·CJ대한통운)와 왕정훈(22)이 고개를 숙였다. 2라운드 중간합계 12오버파를 나란히 치며 컷 통과에 실패했다. 맏형 안병훈(26·CJ대한통운)만이 간신히 살아남았다. 하지만 치열한 컷 통과 전쟁을 치르느라 ‘상처’가 컸다. 본선 첫 라운드에서도 오버파를 치며 반전 기회를 살리는 데 실패해 당초 목표였던 ‘톱10’ 진입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안병훈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쳐 중간합계 7오버파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합계 6언더파를 친 선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는 13타 차. 상위권 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간 성적이다. 안병훈은 “샷은 사흘 내내 좋았는데 퍼팅이 잘 안 됐다”며 “매일 그린 스피드가 조금씩 달라져 거리를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 최고 기록 경신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기존 한국 선수 최고 기록은 최경주가 2004년 세운 단독 3위다. 이는 아시아 선수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올해 대회에서 4오버파 공동 28위에 오른 채 최종 라운드를 남겨뒀지만 선두와 10타 차다. ‘뒤집기’는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하루에 5타 이상을 줄이기 힘든 오거스타GC의 까다로움을 감안하면 최경주의 기록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들만 발길을 돌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챔피언 대니 윌렛(잉글랜드)과 잭 존슨(미국)이 7오버파, 버바 왓슨(미국) 헨릭 스텐손(스웨덴)이 8오버파로 예선 탈락하는 등 메이저 챔프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