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내야수 심우준(22)은 지난 1월 "어디든 자리를 잡겠다"는 각오를 남기고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당시 kt는 캠프에서 주전 3루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심우준은 유격수로 출발한 선수지만, 3루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이 경쟁에서는 일단 심우준이 우위를 점했다.

심우준은 지난달 31일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벌인 2017시즌 개막전에서 kt의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개막전 포함 4경기에서 심우준은 3루수 자리를 꿰찼다.

김진욱 kt 감독은 "시즌 중반까지는 심우준, 김사연, 정현, 김연훈이 경쟁한다"면서도, 현재 심우준이 3루에서 잘해주고 있다고 점을 인정했다.

심우준이 3루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면서 kt는 올 시즌 들어 '전반적으로 내야 수비가 탄탄해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심우준은 "3루수가 저에게 더 잘 맞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3루 자리에서는 직선으로 송구하지만, 유격수 자리에서는 약간 사선으로 공을 던진다.

3루에서 던지는 게 더 편하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자리' 때문에 심우준이 안정감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2루수 박경수, 유격수 박기혁 등 내야의 베테랑 선배들이 수시로 심우준에게 자신감을 심어 준다.

심우준은 "(박)기혁 형이 항상 도와준다.

(박)경수 형도 늘 저를 보면 손으로 가슴을 치는 동작을 보여준다.

'나에게 믿고 던져라'라는 뜻이다.

그것을 보는 순간 자신감이 커진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이 내야에서의 팀플레이 같다.

팀플레이가 좋다"며 "베테랑 형들이 잘 잡아주니까 백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우준이 자신감을 끌어 올린 계기는 타격이다.

타격이 좋아지니까 경기 전반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심우준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2로 전체 2위에 오를 만큼 향상된 타격감을 보였다.

개막 이후 4경기 타율은 0.250이다.

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세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지만, 0-2로 뒤진 9회말 찾아온 마지막 타석에서 기습번트로 끝내 안타를 만들어냈다.

심우준은 "사실 캠프에 다녀온 이후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데 시범경기 기간에 장성우 형이 저에게 타격 폼에 관한 조언을 해줬다.

다른 형들도 많은 조언으로 저에게 도움을 주시는데, 그 순간 성우 형의 조언이 크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잘 맞는 타격 폼을 찾은 이후 심우준은 "공도 잘 보인다"며 자신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 제가 칭찬받으면 더 잘하는 성격"이라며 새 시즌을 힘차게 출발하는 이유는 주위에서 도움과 믿음을 아끼지 않는 선배들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