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 개최 대회도 8개…오세아니아 지역 합치면 30%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태평양을 건너고 있다.

서진(西進)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발표한 LPGA투어 내년 대회 일정을 보면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가 8개다.

올해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오세아니아 지역을 포함하면 10개 대회에 이른다.

호주여자오픈에 이어 뉴질랜드여자오픈이 LPGA투어에 새로 합류했다.

태평양을 건너 열리는 대회가 전체 34개 대회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LPGA투어가 태평양을 건너는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LPGA투어에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의존은 점점 더 커지는 추세다.

LPGA투어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개최하는 10개 대회 가운데 호주여자오픈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챔피언스를 뺀 8개 대회는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아시아 기업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LPGA투어 대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국한하지 않는다.

미국 땅에서 개최하는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기아 클래식, ANA 인스퍼레이션, 롯데 챔피언십, 볼빅 챔피언십 등 4개가 아시아 기업 이름으로 치러진다.

영국에서 치르는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포함하면 5개로 늘어난다.

뱅크오프호프 파운더스컵을 주최하는 뱅크오프호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인 은행이다.

게다가 대회 명칭에 타이틀 스폰서와 함께 기업 이름을 병기하는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는 아시아 기업도 JTBC와 대만 컴퓨터 제조업체 에이서 등 2곳이다.

각종 형태로 아시아 기업이 돈을 대는 LPGA투어 대회는 16개나 된다.

내년에 열리는 LPGA투어 대회 34개 가운데 47%에 해당한다.

LPGA투어 대회 절반가량이 아시아 기업의 돈에 의존한다는 얘기다.

LPGA투어의 서진(西進)은 아시아 지역에서 여자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고 뛰어난 선수가 배출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 가운데 13명이 아시아·오세아니아 출신이다.

한국 선수가 8명으로 가장 많지만, 태국, 중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5개국 선수가 포함됐다.

한국, 태국, 일본, 중국, 호주는 LPGA 투어에 우수한 선수를 공급해온 지 오래다.

아시아 지역은 LPGA투어 대회 경기 시청률도 높다.

아시아 선수와 기업을 빨아들이는 LPGA투어의 아시아 진출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관심사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