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 함께 한 삼성에 감사…KIA는 꼭 뛰고 싶었던 연고팀"

최형우(33·KIA 타이거즈)가 '100억원'이란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안긴 KIA에 '30홈런·100타점'으로 보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형우는 FA 계약을 완료한 24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100억원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다"라며 "좋은 대우로 영입해준 KIA를 위해 꾸준한 활약으로 보답하겠다.

언제나 30홈런·100타점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KIA는 이날 "최형우와 4년 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 등 총 100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박석민이 NC 다이노스와 계약할 때 기록한 4년 최대 96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 대우다.

최형우는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한 건 큰 영광이다.

동시에 엄청난 부담감도 느낀다"며 "가치를 인정해 준 KIA에 거듭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그리고 화려함을 더했다.

최형우는 올해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을 올리며 3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했다.

이 기록을 3년 연속 올린 타자는 이승엽과 테임즈, 박병호, 최형우 4명뿐이다.

최형우는 2013년 홈런 1개와 타점 2개가 부족해 이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다.

당시 타율 0.305를 올린 최형우가 1홈런, 2타점을 채웠다면 KBO리그 최초로 4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탄생할 뻔했다.

이제 최형우는 새로운 팀 KIA에서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최형우는 "나는 (전라북도) 전주 출신이다.

연고팀 KIA는 언젠가 꼭 뛰고 싶은 팀이었다"며 "4년 연속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이 최초라는 건 몰랐는데 KIA에서 달성하면 좋은 대우에 대한 보답이 될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해 도전하겠다"고 했다.

FA 최고액 신기록을 경신한 날, 최형우는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예전을 생각하면,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과거를 떠올린다.

2002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2005시즌 종료 뒤 방출됐다.

당시 그는 1군 무대에서 단 6경기만 뛰었다.

힘겹게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군 생활을 한 최형우는 외야수로 이동했다.

타격 재능을 살리려는 의도에서다.

2007년 퓨처스(2군)리그에서 타격 7관왕에 오른 최형우는 전역 후 다시 삼성에 입단했다.

영입 제의한 타 구단도 있었지만, 최형우는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며 삼성과 계약했다.

2008년 다시 1군 무대에 뛰어든 최형우는 그해 타율 0.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최형우는 큰 슬럼프 없이 삼성의 4번타순을 지켰다.

큰 부상도 당하지 않아 9시즌 동안 1천141경기를 뛰며 234홈런, 911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출장 경기 수, 홈런, 타점 모두 1위다.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를 향해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최형우는 KBO리그에 남기로 했다.

다만 익숙했던 삼성 유니폼은 벗어야 한다.

최형우는 "삼성 구단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동료와 오래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팬들께도 넘치는 응원을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하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나를 키워준 삼성에 보답하려 한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