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에서 10회 초 노아웃 주자 1,3루 때 NC 김성욱의 내야땅볼로 3루 주자 김종호가 아웃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과 NC의 경기에서 10회 초 노아웃 주자 1,3루 때 NC 김성욱의 내야땅볼로 3루 주자 김종호가 아웃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이닝 경기 꼬이며 연달아 기회 무산…연장 11회 행운 속 끝내기 승

행운과 불운은 동전의 양면이다.

계속 행운만 찾아올 수 없고, 불운하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 행운으로 웃기도 한다.

한국시리즈 2연속 우승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가 '불운 뒤 행운'으로 한껏 웃었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1회 대결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등에 업고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지만, 불운이 계속되며 정규이닝은 무득점에 그쳤다.

두산의 첫 번째 불운은 3회말이었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익수 앞 안탈 출루했고, 두산 벤치에서는 번트 사인을 냈다.

김재호가 투수 앞으로 침착하게 타구를 굴렸고, NC 투수 잭 스튜어트는 눈으로 힐끗 2루를 확인한 뒤 1루에 송구하려 했다.

이때 NC 1루수 에릭 테임즈는 번트 수비를 위해 1루를 비웠고, 2루수 박민우가 베이스를 커버하기 위해 타구를 눈으로 좇으며 1루 쪽으로 뛰어가다 김병주 1루심과 충돌해 쓰러졌다.

1루가 텅 비자 스튜어트는 당황해 어디에도 던지지 못했고, 이를 확인한 강동우 1루 코치는 2루에 진루한 허경민에게 3루까지 뛰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스튜어트가 침착하게 3루에 송구해 허경민을 잡았고, 두산은 무사 1, 2루가 될 뻔한 기회가 1사 1루로 바뀌었다.

두산은 2사 후 오재원이 안타를 쳤지만, 이미 득점권에서 주자가 사라진 뒤였다.

오재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두산의 3회 공격은 무득점으로 마무리됐다.

5회말에는 상대 호수비에 걸려 득점 기회를 놓쳤다.

두산은 2사 후 박건우와 오재일의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고, 타석에는 오재일이 등장했다.

NC는 잡아당겨 강한 타구를 자주 만들어내는 오재일의 타격을 고려해 수비수를 오른쪽으로 이동시켰고, 2루수 박민우는 외야로 좀 더 나가서 길목을 지켰다.

오재일은 스튜어트의 3구를 제대로 받아쳐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뒤로 물러나 수비하던 박민우의 글러브에 타구가 걸리고 말았다.

6회말 2사 1, 2루 기회를 비교적 평범하게 놓친 두산은 7회말 선두타자 김재호가 볼넷을 골라내 다시 득점에 도전했다.

박건우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고, 오재원은 원종현의 투구를 프리미어 12 준결승 일본전처럼 힘껏 퍼 올렸다.

맞는 순간 원종현이 깜짝 놀랄 만한 타구였지만, 잠실 우중간은 너무 깊었다.

우익수 나성범이 한참을 따라가 펜스 앞에서 타구를 잡았고, 그렇게 두산은 또 기회를 놓쳤다.

그렇게 힘겨운 경기를 펼치던 두산은 연장 11회말 행운에 웃었다.

무사 1루에서 김재호가 희생번트 자세를 취하다 강공으로 전환했고, 타구는 평범하게 외야로 날아갔다.

중견수 김성욱은 라이트 때문에 타구 위치를 놓쳤고, 그대로 행운의 안타가 됐다.

두산은 착실하게 1사 만루를 만들었고, 오재일이 희생플라이로 길었던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