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리즈에서 유독 강한 양희영(27·PNS)이 말레이시아에서 이번 시즌 첫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양희영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장(파71·6천260야드)에서 열린 사임 다비 LPGA 말레이시아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개의 버디를 뽑아내며 63타를 때려 단독 선두에 나섰다.

6언더파 65타를 친 마리나 알렉스(미국)를 2타차로 제친 양희영은 2년 가까이 이어지는 우승 갈증을 씻어낼 기회를 만들었다.

양희영은 세계랭킹 10위가 말해주듯 꾸준한 성적을 냈다.

최근 시즌 상금도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LPGA 투어에서 올해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선수는 양희영을 포함해 11명뿐이다.

그러나 양희영은 지난해 3월 혼다 LPGA 타일랜드 제패 이후 1년 7개월이 넘도록 우승과 인연이 없다.

그동안 준우승과 3위가 각각 세 번씩이었다.

양희영은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와 인연이 각별하다.

첫 우승은 한국에서 치른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거뒀다.

두 번째 우승 역시 태국에서 올렸다.

이날 경기를 치른 쿠알라룸푸르 골프장에서도 좋은 기억이 있다.

2013년 2라운드 때 62타를 때려 생애 최저타 기록을 남겼다.

양희영은 3년 전 2라운드 때처럼 펄펄 날았다.

특히 파3홀 4곳에서 모두 버디를 뽑아냈다.

5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이 될 뻔했다.

7번 홀(파3)에서는 10m 버디 퍼트가 빨려 들어갔고 15번(파3), 17번(파3)에서는 티샷이 홀 1.2m 옆에 떨어져 수월하게 버디를 잡아냈다.

4개 홀 연속 버디와 또 한차례 63타를 칠 기회였던 18번 홀(파4)에서 2m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간 게 아쉬웠다.

양희영은 "샷도 좋았고 퍼팅도 잘 됐다"면서 "62타를 쳤던 2013년 경기는 전혀 의식하지 않았고 그저 한 타 한 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텍사스슛아웃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신지은(24·한화)이 5언더파 66타를 적어내 양희영에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공동3위 그룹에는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아사아라 무뇨스(스페인), 모 마틴(미국), 그리고 2014년 이 대회 우승자 펑산산(중국) 등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했다.

부상 등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미국 교포 미셸 위(한국 이름 위성미)도 5언더파 66타를 쳐 공동3위 그룹에 합류했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해고된 캐디 제이슨 해밀턴에 백을 맡긴 장하나(24·비씨카드)는 2언더파 70타로 무난한 1라운드를 치렀다.

세계랭킹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와 동반 플레이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1∼3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린 쭈타누깐은 이후 버디와 보기를 3개씩 맞바꾸며 3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12위에 올랐지만 리디아 고는 버디 3개에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곁들이며 이븐파 71타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